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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터뷸런스 Jul 26. 2018

심플하게 살기 위해 서로를 거르자.

심플 라이프란 해야 할 것이 적은 삶이 아니다. 다양한 상황 속에서 태도를 간단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별로 하는 것도 없으면서 나는 심플 라이프야 라고 말하는 건 뇌의 지능이 심플한 것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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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다양한 태도를 취한다. 이 사람에겐 이렇게, 저 사람에겐 저렇게. 

그러다 보니 본인도 본인의 스타일을 망각하곤 한다. 나는 누구 여긴 어디 이런 느낌을 받는 것도 이런 것으로부터 기인한다. 

태도가 명확하지 않고 그때그때 다른 사람이 되니 거기서 생기는 간극의 차이가 스스로의 정체성을 혼란스럽게 한다. 


당신이 A / B / C라는 성향이 완전히 다른 세 사람 모두에게 맞춤형으로 잘해주면 셋다 얻을 것 같지만 정작 셋다 잃거나, 셋다 애매한 관계에 놓일 확률이 높다. 

맞춰주기 위해 짜낸 태도에서 얼마나 대단한 진정성이 담기겠는가. 사람들은 바보가 아니다. 억지로 맞춰주면 억지인지 아닌 지정도는 쉽게 간파한다. 


심플함이란 셋 중 나와 맞을지도 모르는 한 사람을 위해 내 행동을 간추리는 태도다.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 대화의 방식, 심지어 선호하는 식품의 종류까지. 내 것을 고수하고 나와 맞지 않는 사람은 물 흐르듯 흘려보내는 처세는 심플 라이프를 지향하는데 필요한 기본적인 사고다.

바다에서 고기를 대량으로 잡아들이는 어선들의 정치망을 본 적이 있는지? 그 그물을 형성하고 있는 구멍들의 크기가 잡는 물고기의 종류를 정한다. 구멍이 크면 당연히 잡고자 하는 물고기들의 크기도 큰 법이다.

마찬가지다.


진정 원하는 사람들에게 집중 하기 위해서는 당신만의 명확한 한두 가지 방식이 정착되고 유지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깊이 교류할 소수의 대상들을 선정할 수 있다. 아니라면 온갖 부류의 인간들이 당신의 삶을 어지럽게 만든다. 


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가장 먼저 선택해야 할 것은, 이 제품의 어떤 강점을 전면에 앞세울 것인가를 정하는 일이다. 잡다한 부가적 효과들을 모두 읊을 필요가 없다.  

"이 차는 연비가 좋습니다"  "최고속도가 무려 200KM! " 라며 구매자의 이목을 한 번에 사로잡을만한 심플한 캐치프레이즈가 필요하다. "이차는 연비도 좋은데 속도도 빠르고 외관도 멋진데 에어컨도 잘 나오고 차도 넓습니다" 라는 문구를 보며 당신이 뭘 느끼겠는가. 아마 큰 감흥을 느끼진 못할 것이다. 


생각보다 사람들은 완벽한 사람을 친구로 원하지 않는다. 매력은 있지만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도 있는 친구를 원한다.

진짜 원하는 누군가가 나타났다면 어필하고 싶은 모든 것을 다 설명할 필요가 없다. 난 그냥 이런 것을 잘하고, 이런 점이 괜찮다 - 정도로 간단히 어필해도 쉽게 캐치해주는 사람에게만 집중하면 된다.


좋은 인간관계는 필요 없는 사람들을 거르는 것에서 시작된다. 서로가 서로를 걸러야 한다. 끊임없이 거르다 보면 나와 맞는 인간군상들이 내 주위에 모여있기 마련이다. 이 과정이 없으면 늘 사람 때문에 힘들다고 술이나 퍼마시게 된다. 


당신을 힘들게 한 사람에게 모든 책임이 있을 것 같지만, 그를 거르지 않은 당신의 책임이 더 크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해야 할 것에 집중하고 만나야 할 사람들만 만나고 싶은가?

그렇다면 태도를 명확히 해라. 이도 저도 아닌 모습으로 모두에게 사랑받으려 다간 누구의 사랑도 받지 못하게 될 테다.


나는 색상으로의 회색은 좋아하지만 관계에서 회색분자는 좋아하지 않는다. 

이것도 저것도 아니면서 억지로 웃어주는 사람의 면상을 오래 보는 일은 정말로 역겹다. 

나도 그러지 않을 테니 당신도 그러지 마라. 


우리 서로 보고 싶은 것만 보며 살자. 그러면서 살기에도 삶이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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