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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터뷸런스 Jan 12. 2018

남이 좋아하는것을 좋아하면 다같이 똥된다.

인간은 좋아하고 싶은 것을 좋아한다. 그런데 여기서 "남이 좋아하고 싶은 것"을 모두 따라서 좋아하는 것은 문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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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면 의류시장을 보자. 갑자기 인기가 많아진 디자인은 여러 판매자들이 다 같이 따라 만든다. 평창 롱 패딩이 잘되자 "팽창" 롱 패딩을 만들어 홍보하는 것도 봤다. 

염병 개념이 팽창돼서 터졌나.

어쨌든 그런 제품들은 급하게 만들다 보니 당연히 퀄리티가 떨어진다. 

그런데도 시류에 영합하는 것을 연연하지 않는 사람들은 오직 디자인만 보고 그중에 가장 싼 물건을 사준다. 당연히 퀄리티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판매자들은 퀄리티를 올리는 것보다 많이 찾는 디자인을 남들보다 빨리, 싸게 만들어 파는 것이 돈을 버는 방법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그 후 대부분의 판매자들은 제품 퀄리티에 대한 투자는 소홀하게 되고, 시장에는 퀄리티가 똥인 카피품만 넘쳐나게 된다. 내가 보는 의류시장의 질은 이런 요소들 때문에 상당 부분 하락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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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소비자들은 생각한다. 판매자들이 양아치라고.

잘 생각해보면 그 모든 상황은 소비자들이 자초한 것이다. 남이 좋아하는 것을 모두가 무작정 따라가다 보면 이런 부작용들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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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도 그렇다. 팔로워 많은 사람이 부러워 보여서 온갖 해시태그를 달며 자신의 추종자들을 아주 많이 만들고 싶어 하지만 그게 쉽나. 

극도로 잘생기거나, 예쁘거나, 귀엽거나, 섹시해야 가능하다. (나처럼 이에 해당되지 않는 사람들은 포기하는 게 탁월한 선택이다)


똑같은 각도 똑같은 멘트 똑같은 의도를 가지고 SNS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 측은하기까지 하다. 그런 재미없는 피드를 가진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는 사실은 당신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참으로 매력도 없고 지루하기 짝이 없다.


또 말해볼까. 페북이 망해가는 이유는 광고충들 때문이다.  SNS 마저도 사람들의 맹목적인 소비가 많이 망쳐놨다. 재밌다는 이유로 친구를 @ 소환하라는 광고성 글에 잔뜩 호응해주니, 결국 시장바닥보다 더 난잡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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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 좋아하니까 좋아보여서 당신도 좋은 건지, 타인의 반응을 배제하고 나서도 그래도 좋은 건지 생각해볼 일이다.

대개 별생각 없이 선택한 소스들에 의한 반응은, 당신과 당신이 몸담은 바운더리의 퀄리티에 극심한 하향 평준화를 가져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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