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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정아줌마 May 13. 2022

버티고 있는 우리 모두 슈퍼스타

수호님의 에세이에서 나 또한 존버러임을 깨닫다

보고 싶었던 책을 드디어 손에 받아 들었다.  


퇴사의 문턱에서 버티기를 선택했다는 작가님의 말에 나 같은 주부들은 이해하지 못하는 감정이면 어쩌나 걱정을 했었다. 물론 우리 집에도 매일매일 버티기 시전 중인 남자가 하나 있기에 간접적 이해는 가능할 테지만 자기 계발서가 넘쳐나는 이 상황에 박차고 나가 무언가를 하기보다 버티라 하는 작가님의 책을 공감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더 앞섰다고 하는 게 맞는 말일 거다. 미라클 모닝이다뭐다 자기 계발을 위한 방법에 관한 책들을 읽고 앞서 나가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강박감. 그런 책을 읽고 실행에 옮기지는 못할지언정 남들처럼 적어도 무언가를 위해 시도는 해봐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강박감 말이다.


그런데 버티라니! 쿨하게 퉁~어쩌라고? 15년이란 긴 시간을 버티고 버틴 사람의 해탈이 보였으며 그런 시간들을 거치며 얻은 삶의 지혜를 무겁지 않게 전하려는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작가님의 일상에서 내 모습을 봤으며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아내고 있는 그의 삶이 나와 다를 바가 없다는 점에서 많은 공감을 했다.

직장인이기 전에 아들이며 남편이며 아빠인 그의 일상이, 그 고된 하루가 우리 모두의 모습 같아서 말이다. 당장 사표를 출력해내고 싶지만 가족의 내일이 걱정되어 고이 접어 넣는 그 마음이 내 남편의 그것과 같아서 더욱더. 


"아 진짜, 그만두든가 해야지. 못해먹겠다"

하루에도 몇 번이나 남편이 하는 말이다. 그럴 때마다 나는

"그만두삐라! 여보야 뭘해서든 먹고 산다. 여보가 스트레스 안 받는 게 제일 중요하다. 하고 싶은 대로 해"

최대한 쿨녀처럼 그까이꺼라며 말하는 내 심장은 벌렁벌렁이고 손에는 식은땀이 흐른다. 진짜로 오늘 사표 던지고 오면 어쩌지. 당장 다음 달 월급이 안 들어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그렇게 남편의 감정을 다독거리고는 알바 앱을 열어보는 18년 차 외벌이 남편을 마주하고 있는 나 또한 이렇게 열심히 버티고 있는 존버러였구나. 말 안 듣는 남편과 아이들, 나이 들어 가시는 부모님, 친구들, 그리고 자매에서 이제 절친이 된 동생들까지 그 사이에서 각각에 맞는 역할극을 성실히 수행해내고 있는 나라는 사람에게 기특하다고 칭찬해 주고 싶어졌다. 수호 작가님 말처럼 반달에서 보름달이 되어가듯 행복을 찾아가면서 말이다. 


작가님 특유의 위트와 세상을 남다르게 바라보는 시선 덕분에 오늘 하루도 열심히 버티는 많은 이 시대의 존버러들이 좀 더 힘나는 하루를 살 수 있기를! 이 아줌마도 더 열심히 열정적으로 버텨봐야지!!  


인생은 존버가 답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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