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비 브라이언트가 남긴 것들
지난주 동안 가장 큰 이슈는 아마도 우한 폐렴,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이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전 NBA 선수였던 코비 브라이언트(Kobe Bryant)가 지난 2020년 1월 26일 헬기사고로 인하여 자신의 딸 지아나(Gianna Bryant)와 함께 목숨을 잃은 일이었다.
만 41세의 나이에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난 코비 브라이언트의 죽음에 대해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추도를 하고 있다. 아마 이와 같이 전 세계에 걸쳐 수많은 사람들이 그의 죽음에 대해 슬퍼하는 이유는 단순히 그가 최고의 농구선수 중의 한 명이었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아마 그 이유는 코비 브라이언트가 많은 사람들에게 특별한 영감과 동기부여를 해 준 사람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데뷔 당시부터 촉망받는 선수였고, 20년 동안 NBA에서 뛰면서 18번의 올스타 출전(그중 15번은 선발로 출전), 5번의 NBA 파이널 우승, 2번의 파이널 MVP, 1번의 시즌 MVP, 1번의 득점왕, 통산 누적 득점 4위(33,643점), 11번의 All-NBA First Team, 2번의 올림픽 금메달 등 누구도 이루기 힘든 커리어를 이뤄냈다.
코비 브라이언트는 데뷔 때부터 마이클 조던(Michael Jordan)과 비교가 되어왔다. 아마 나를 비롯한 마이클 조던의 팬들이라면 마이클 조던의 은퇴 이후에 코비 브라이언트의 경기를 보면서 한편으로는 마이클 조던의 플레이를 못 보는 아쉬움을 달래기도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코비 브라이언트가 마이클 조던의 위치에 어느 정도까지 근접할 수 있을지를 관심 있게 지켜보았을 것이다.
코비 브라이언트는 너무나도 완벽했던 마이클 조던과 가장 근접한 선수였다는 점 하나만으로 사람들로부터 여러 가지 비난을 받았다. 패스를 안 한다, 팀원들과의 관계가 원만하지 못하다, 리더십이 부족하다, 이기적이다 등등이 대표적으로 그가 받은 비난들이었다.
이와 같은 비난은 특히 샤킬 오닐(Shaquille O'Neal)과 2000년~2002년까지 3년 연속 NBA 파이널 우승(3-peat)을 이뤄 낸 후 샤킬 오닐이 마이애미 히트(Miami Heat)로 떠나고 나서 팀 성적이 좋지 않았을 때 더욱 심했다. 그러나 코비 브라이언트는 이와 같은 비난을 자신의 노력을 통해 하나하나 극복하고 2009년과 2010년에 2년 연속으로 NBA 파이널 우승을 이뤄내고 파이널 MVP로 선정된다.
코비 브라이언트가 다시 우승하게 된 스토리가 당시 많은 사람들에게 특별한 감동을 줬던 것은 아마도 재능이 특출 나지만 이기적이었던 어떤 사람이 좋은 팀 동료들 덕분에 일찍 최고의 자리에 올라갔다가 팀 동료들이 떠난 버린 후 밑바닥까지 추락하고, 이를 통해 자신의 인간적인 그리고 리더로서의 결점을 깨닫고 이를 고치기 위해 부단한 노력한 결과 진정한 리더로 거듭나는 드라마였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코비 브라이언트 하면 떠오르는 것은 단연 그의 몸을 사리지 않는 투혼이다. 손가락이 골절되어 의료진이 모두 출전을 말리는 상태에서도 경기에 출전하여 많은 득점을 하면서 팀을 승리로 이끌고, 코뼈가 부러졌을 때는 마스크를 쓰고 경기 출전을 강행하고, 아킬레스건 파열이 되어서 제대로 걸을 수도 없는 상태에서도 파울라인으로 가서 자신이 얻은 프리드로우(free throw) 2개를 던지고 부축을 받으면서 라커룸으로 퇴장하고, 37세에 뛴 현역 시절 마지막 경기에서는 한 선수가 평생 한 번도 하기 어려운 60 득점을 해내고 팀의 역전승을 이끌어 낸 그의 모습은 그를 싫어하던 사람들에게까지도 큰 감동을 주었다.
일면식도 없는 코비 브라이언트의 죽음이 많은 사람들에게 가까운 사람의 죽음만큼이나 큰 슬픔으로 다가온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내일은 없는 것 같이 매 순간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하던 코비 브라이언트의 불꽃같은 삶을 사는 모습을 통해 타성에 젖어 금방 나태해지고, 실패하면 이런저런 핑계나 대면서 쉽게 포기할 구실을 찾는 나약한 자신을 다잡을 수 있게 해 주고, 그로 인해 보다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구원해준 고마운 존재였기 때문일 것이다.
농구 하나만으로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해준 코비 브라이언트는 짧았지만 누구보다 충실하고 가치 있는 인생을 산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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