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딴 바닷가에서 혼자 살던 가난한 어부는 어느 날 해변에서 대여섯 살 정도 되어 보이는 남매를 발견한다. 어부는 아이들을 마을로 데려가 맡아줄 사람을 구하지만, 누구도 반기지 않아 자신이 키우기로 한다.
어부 혼자서 잡아오는 물고기로는 셋이 살기엔 빠듯했기에, 남자아이는 홋줄을 움켜쥘 수 있게 되자마자 바다로 나간다.
오빠와 어부가 바다에 나가 있을 동안, 동생은 받아둔 빗물로 빨래를 한다. 아무리 빨래를 해도 소금기는 빠지지 않는다.
폭풍우가 몰아치던 날, 어부는 혼자서 바다에 나가고, 남매는 그가 돌아오길 기다리지만, 끝내 어부는 돌아오지 않는다.
그렇게 9년이 지나고, 오빠의 성인식이 되었다.
마을은 해마다 17살이 된 아이들을 산꼭대기로 보내 달빛을 밤이 끝날 때까지 모아 오는 행사를 치른다.
그해 성인식에는 족장의 딸도 참가했는데, 평소 남매를 벌레처럼 보았던 족장의 딸은 산속에서 짐승을 잡기 위한 구덩이에 오빠를 밀어 넣고, 무리를 시켜 흙으로 구덩이를 메우게 한다.
올라오기 위해 필사적으로 벽을 타보지만, 손가락이 피범벅이 되어도, 빠져나갈 수 없다.
목까지 흙이 쌓이자. 오빠는 족장의 딸을 노려보기만 할 뿐 조금 움직이지 않는다.
족장의 딸은 눈에 침을 뱉고, 마지막 흙을 직접 덮는다.
성인식이 끝난 뒤 이튿날이 지나도 오빠가 돌아오지 않자 동생은 마을 사람들에게 오빠를 보었느냐고 묻지만 아무도 모른다고 한다.
그러다 족장의 딸과 함께 오빠를 파묻던 무리 중 하나를 만나게 되고, 오빠의 행방을 알기 위해 몸을 준다.
오빠가 족장의 딸에 의해 죽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동생은 어부가 남긴 유일한 유품인 그물을 가지고 족장의 딸이 있는 유곽으로 간다.
잔뜩 취한 채, 인적 드문 뒷골목을 걷던 족장의 딸에게 동생이 그물을 던진다.
족장의 딸은 그물에서 나오기 위해 발버둥 치지만 팔다리를 휘저을수록 더 그물에 얽히게 된다.
동생은 수레에 족장의 딸을 태우고, 바다로 간다. 해변에 도착하자, 수레에서 그물을 끌어내리고, 바다속으로 들어간다. 물이 가슴까지 차오르지만 아랑곳 않고 계속 걸어 나간다.
족장의 딸은 욕을 지껄이다 폐에 물이 들어가 먼저 숨을 멈추고, 동생은 한참을 더 걷다 파도 속으로 완전히 사라진다.
다음날 그물을 감긴 족장의 딸이 해변에서 발견되고, 그 옆에는 사람 머리만한 조개가 함께 밀려와 있다.
안을 열어 보니. 태아 모습을 한 진주 두 개가 있다.
마을 사람들은 두 진주를 떼어내, 사당에 모신다.
이듬해 성인식, 떠돌이 악사가 마을을 찾았다가, 남매의 이야기를 듣고는,
달빛이 사라질 때까지, 현을 뜯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