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주를 마쳤을 때, 단발머리 여자가 혜소를 뚫어져라 보고 있었다. 그 때문에, 여자의 테이블로 가 앉는 것이 어색하지 않았다. 그리고 어색하지 않았던 이유를 하나 더 알게 되었다,
혜소는 여자에게 말 걸었다.
“어...너 카푸스틴.”
왜 기억하는데? 그걸, 네가!
서란은 15년 전의 단 3분의 사건을 혜소가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마신 건 논알콜 진저에일인데, 귀까지 붉게 달아올랐다.
“그걸, 기억하네.”
서란이 멋쩍게 웃었다.
“기억하지. 그날 심사평가가 잘못돼서, 1위한 거니까 우쭐대지 말라고 단단히 경고했잖아. 그 정도면 잊기가 더 어렵지.”
“설마, 내가 그렇게까지 인성 유턴시킨 애였을까.”
“역주행이지, 유턴은 적법이잖아.”
다시 봤을 때도, 재수 없었다. 그래도 자신이 피아노를 쳤다는 사실을 알아주어서 반가웠다. 지금은 키보드 자판만 두드릴 줄만 아는 손가락으로 보이겠지.
“클래식으로 나갈 줄 알았는데. 재즈라니, 의외다.”
“너 때문이야.”
“나?”
서란이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켰다.
“리듬이...”
녀석은 한 템포를 쉬었다.
“달랐어.”
남자의 눈에서 자신이 보였다.
물방울무늬 검은색 원피스를 입고 있는,
조금 시건방진
꼬마
#한뼘연재소설 #피아노트 #인스타소설 #재즈 #jazz #소설 #글 #피아노 #음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