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월요일, 긍정을 주입하는 시간.

by 다니엘라


애써서 무언가를 하는 날이 있다.
월요일이다.


기본적으로 모든 일들을 대할 때,
애써서 하려는 경향과
완벽히 해내려는 경향이 강한 나는
되도록이면 힘을 좀 빼고 살아가려고
노력을 하는 편이다.


그러나 월요일만큼은 무진 애를 쓰고 힘을 쏟는다.
그것은 다름 아닌
긍정의 마음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이다.


최근 들어 월요일은 개운하지 못한 기분으로
기상하는 날들의 연속이다.
약 한 달째 월요일이면 등교 거부를 이어오는
아이와 함께
일종의 ‘월요병’을 얻게 된다.
아이는 월요일이 한주의 시작이지만,
나는 월요일 하루 휴무를 얻기에
원래는 월요일이란 즐거운 날이었다.
그러나 아이의 월요 등교거부가 이어져 오면서
나의 월요일도 무겁고 힘든 마음으로 시작되는 날이
되어버렸다.


이러한 감정과 상황이 몇 주째 이어져 오다 보니,
월요일 두려움증이 학습되어 버렸다.
아이의 힘든 감정이 고스란히 나에게 전달되어
스펀지처럼 쭈욱 흡수가 된다.
아이가 막상 등교를 해서는 생활을 잘 이어 나가고
주중에는 학교생활을 즐겁게 하지만,
월요일이면 아이는 어쩔 줄을 몰라한다.


아이의 그런 모습을 보는 것이
참 많이 아프게 느껴졌다.
마음으로 같이 아팠다.
그럼에도 엄마라는 이름을 가졌다면
아이와 같이 아픔의 늪에 빠져
같이 허우적거릴 수만은 없으니까,
차츰 기운을 차린다.


월요일 아침 눈을 뜨면
울적해지려는 마음을 애써 토닥인다.
‘괜찮다. 괜찮다. 무조건 괜찮다.’하면서
스스로에게 긍정을 불어넣는다.
그리고 잠시 두 손을 모은다.
‘주님께 모든 것을 맡깁니다.
오늘 하루도 잘 부탁드립니다.’


그렇지 않아도 힘든 아이의 아침에,
엄마마저 근심에 싸인 얼굴로 아이 곁을 맴돌면
아이는 그 감정을 또다시 흡수해 버리게 된다.
그렇게 악순환이 되는 셈이다.


그래서 나는 월요일이면
애써 더 씩씩한 엄마가 되려고 한다.
물론 힘듦을 남편에게까지 감추지는 않는다.
남편에게는
‘오늘은 힘들다. 기도해 달라.’등의 요청을 하며,
어려운 감정을 나눈다.
그렇게 남편과 한 도막의 대화를 하며
위로를 얻는다.


오늘 아침,
다른 날보다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 올리는데,
메시지가 한통 와 있다.
2년 전 나와 비슷한 상황을 겪었던 친구의 메시지다.
함께 읽고
“참 좋았다!”며 후기를 나눈
박완서 작가의 에세이집 한 귀퉁이를
사진으로 찍어 보내왔다.


“왜 당신에게는 그런 일이 일어나면 안 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이었다. 그래, 내가 뭐 관대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일을 나에게만은 절대로 그런 일이 일어나면 안 된다고 여긴 것일까. 그거야말로 터무니없는 교만이 아니었을까.
p.128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박완서



나에게는, 그리고 우리 아이에게는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된다고,
상황과 우울의 감정을 거부하곤 했다.
겸손하지 못했던 것이 맞다.
성숙하지 못했고,
감정으로부터 멀리 도망치고 싶었다.


‘오늘은 월요일이다.
어려울 수 있는 날이다.
아이가 힘들어 할 수 있는 날이다.
이런 일은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상황과 감정을 자연스레 받아들인다.
그리고 오늘은 마음을 조금 더 낮추어 본다.
긍정을 뛰어넘어 감사로 이어가는 아침을 맞으려고 한다.


힘든 건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감사한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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