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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니엘라 Jun 17. 2021

인생은 소설이다

인생은 소설이다​

기욤 뮈소 지음, 양영란 옮김 ㅣ 밝은세상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인생은 소설이다’라는 제목을 봤을 때
어떠한 전개를 기대하게 되는가?
나의 경우, 그간 에세이집을 많이 읽은 탓인지
‘인생은 소설이다’ 글자 하나하나를 감상적으로 받아들여
인생이란 다 그런 거지~
하며 잔잔한 에세이의 결을 지닌 소설을 기대해버렸다.


‘기욤 뮈소’라는 작가를 잠시 잊고 있었다.
세상에 내놓은 작품마다
베스트셀러의 자리를 놓치지 않는
프랑스의 ‘국민 작가’ 기욤 뮈소.
개인적으로는 ‘파리의 아파트’로 짤막하게나마
기욤 뮈소 작품의 스릴과 몰입도를 경험한 바 있지만
흐릿해져 버린 기억 덕에 잠시 기욤 뮈소를 잊고 말았다.


‘인생은 소설이다’는
첫 장면부터 나와 같은 긴장감 없는 독자에게
제대로 된 잽을 한방 날린다.


플로라 콘웨이라는 소설가,
그리고 그녀의 세 살 난 딸 캐리가 숨바꼭질을 하는
장면으로 본격적인 소설의 스토리가 전개된다.
그리고 소설을 몇 자 읽지도 않은 장면에서
그녀의 딸은 돌연 실종되고 만다.


작품과 가까워질 틈도 없이
귀여운 꼬마가 실종이 되다니…
기승전 해피엔딩을 갈구하는
나 같은 독자에게는 지나치게 충격적인 전개이다.
전개가 자극적인 만큼 몰입도도 엄청나서
단숨에 읽어낼 법한 소설이지만,
아끼고 아껴서 읽었다.


소설에 대한 리뷰는
절대로 줄거리를 누설하지 않겠다는
철칙을 지키기 위해 큼지막한 힌트만 공유하려고 한다.


이 작품에서는
소설 속의 소설이 나오고
작자의 작품 안에 또 작가가 있다.
기욤 뮈소의 최근작들은 모두 엇비슷한 구성을 보인다.
소설 속의 소설이 등장하는 류의…


이 작품은 초반에는 편안하게 읽어가다가
중반부를 넘어서면서부터는
시공을 뛰어넘는 전개 덕분에
정신을 바짝 차리고 읽어야
작품의 속도를 따라갈 수 있다.
생각보다 복잡하게 꼬인
작품의 매듭을 차분하게 풀어내는 것이
이 소설 말미를 읽는 핵심 요령이다.


현실과 소설을 넘나드는 전개는
독자가 소설을 읽으면서
어느 순간부터 이것이 허구인지 현실인지를 헷갈리게
되는 상황을 만들어낸다.
허구가 현실 같고 현실이 허구 같은 작품 덕분에
읽는 내내 소설을 읽는 독자 주변에는
뿌연 안개가 둘러쳐진 느낌마저 든다.
대체 현실과 픽션의 경계는 어디에 있는 걸까.


과연 귀욤 뮈소 다운 작품이었다.
몰입, 몰입, 그리고 몰입을 원하는 당신이라면
반드시 귀욤 뮈소의 작품을 만나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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