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르고 벼르고 벼르고 벼르던 식기 세척기를
결국 구매하고야 말았다.
며칠 전 주방 리모델링 관련 글을 읽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식기 세척기 하나를 장만하기 위해 참 멀리도 돌아 돌아왔다.
그 과정을 간단히 요약하면…
식기세척기 구매 여부 고민(오래오래) - 식기세척기(이하 식세기) 구매하기로 결정 - 식세기 구매 겸 주방 리모델링하기로 결정 - 주방 리모델링 견적 받음 - 견적 받고 자기 점검 후 리모델링 계획 취소 - 식세기만 구매하기로 결정 - 식세기 구매처 비교 검색 - 식세기 구매
미니멀리스트라면서
식세기는 왜 사려고요?
미니멀 라이프를 지향하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안사고 무조건 비워내지는 않는다.
여전히 필요로 하는 물건들은 많고 짹짹거리는 두 꼬마들을 키우다 보니 손이 갈 데도 많다. 게다가 남편과 나는 자기 계발 욕심쟁이들이다. 남편은 독서와 자격증 공부, 그리고 영어/중국어 공부를, 나는 독서와 글쓰기 및 정리에 대한 연구를 끊임없이 하다 보니 아무래도 집안일을 꼼꼼히 챙기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아이들도 사랑과 관심을 주며 키워야 하고, 자기 계발도 해야 하고, 주변도 챙기며 집안일을 해내려 하니 늘 시간에 쫓겼다. 과거엔 대식구들의 설거지도 엄마 혼자서 벅벅 문질러 시원시원하게 다 해냈다고들 하는데, 남편과 나는 그게 참 어렵다.
설거지는 주로 남편의 몫이다. 새벽 시간을 쪼개 설거지를 하곤 하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는 작업이다 보니 남편이 어느 날부터 스리슬쩍 식세기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이젠 살 때가 된 것 같다고…
‘난 아직 아닌 것 같은데…’라고 반박하며 버티기를 1년, 구매하기로 결정하는 데까지 또 일 년, 식세기 모델을 고르는데 또 한참이 걸렸다.
식세기 구매가 꼭 필요한 것인지 스스로에게 묻고 답하기를 여러 번 했고, 우리 부부의 라이프 스타일에는 식세기가 필요하다는 결론이 났다. 그렇게 우린 식세기 구매를 결정했다.
식세기,
어떤 제품으로 골랐어요?
식세기를 구매하면 무조건 가성비로 가기로 했다. 가성비 식세기로는 ‘sk매직’ 식세기가 독보적이었다. 대략 마음을 정해 놓고 맘 카페 검색에 돌입했다. ‘식세기’ ‘식기세척기 구매’ 등의 검색어를 넣고 맘 카페 엄마들의 의견을 엿보았다. 그런데 의견이 딱 둘로 나뉘었다.
백색가전은 엘지라고 배웠어요
VS
식세기는 가성비 좋은 sk매직이죠
이럴 땐?
쪼르르르르르 남편에게로 가 의견을 묻는다.
남편은 가성비보다는 ‘제대로 된’ 제품을 주장한다. 뭐가 진짜 제대로 인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남편은 1차적으로 엘지에 손을 들었고, 양쪽 모델의 사양을 비교해 보았다.
눈에 띄게 차이가 나는 부분은 ‘최대 전력 소비량’이었고, 엘지 쪽이 훨씬 더 점수가 좋았다.
아무래도 인터넷으로만 비교하고 결정을 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엘지 베스트샵과 하이마트 두 군데에 들러 비교해 보았다.
하이마트에서 엘지와 sk매직 두 브랜드 제품을 모두 확인해 보고 만져 보고 엘지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
1) 최대 소비전력: 엘지 승!
2) 디자인: 엘지 오브제 승!
3) 그릇 세척의 맹점 아래쪽 회전날개: 엘지 승!
4) 가성비: SK 매직 승!
게다가 엘지 제품은 할인까지 하고 있어서 큰 고민 없이 엘지 오브제로 결정을 했다.
식세기,
할부로 샀어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반은 맞고 반은 아니다.
인터넷 구매와 엘지 베스트샵 간의 가격 차이는(할인받아서) 약 10만 원. 베스트샵은 언제든 궁금한 걸 묻고 답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과 재난지원금을 쓸 수 있다는 비교불가의 강점이 있었다.
우리의 선택은 엘지 베스트샵.
남아있는 재난지원금과 꼬깃꼬깃 넣어둔 현금 조금을 털어서 지불하고, 남은 금액은 카드 할부로 결제를 했다. 심지어 재난 지원금은 남편 및 아이들 몫 + 내 몫을 각기 다른 카드로 긁다 보니… 결제를 끝내고 받은 영수증이 무려 네 장. ㅎㅎ
“지점장님, 저희처럼 이렇게 돼지저금통 뜯는 느낌으로 사는 분들이 있긴 한가요? 번거롭게 해 드리네요”
하고 여쭤보니…
말해 뭐해 느낌으로 대답하시는 지점장님
“그럼요~ 이런 경우 많죠~^^ 괜찮아요!!”
이렇게 식세기 구매 대장정이 막을 내리고…
식세기 설치 기사님이 사전 답사를 다녀가셨다.
안타깝게도 우리 주방의 유일한 3단 서랍장을 걷어내고 그 위치에 식세기를 넣어야 한단다. 서랍장 제거 문제로 또 한 번 식세기를 들이는 것에 대에 주춤할 뻔했으나 이번에는 무조건 밀어붙여보자는 마음으로 기사님과는 웃으며 헤어졌다.
우여곡절 끝에 식세기를 구매했다. 그리고 이제 대망의 설치만을 남겨두고 있다.
주부로서 식기 세척기를 구매하며 든 생각이 있어 조금 나눠 보려고 한다.
살림을 살면서 가전제품을 구매할 때의 구매 포인트이다.
1. 가전제품이 명을 다했거나 정말로 필요로 하는 가전제품이 생겼을 때 구매를 한다. 긴급하게 사야 하는 경우는 해당이 되지 않겠지만, 새로이 필요를 느끼고 구매 결심을 앞두고 있다면 최소 한 달 이상은 묵혀가며 고민을 좀 해봐야 한다.(2년 고민 한 사람 여기 있습니다만..ㅋㅋ 너무 오랜 고민은 흰머리만 늘릴 뿐.) 대안이 정말로 없는지 생각해 보고 가전제품이 들어올 공간이 있는지도 미리 숙고해야 한다. 게다가 새로운 가전이 들어온다는 것은 새로운 ‘재정의 소비 + 에너지의 소비’가 동반된다는 것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예를 들어 식기세척기의 경우 최소한 ‘전기 사용료 + 식세기 세제 구입비용 + 전기에너지 소비’가 추가된다. 소비가 추가되더라도 해당 제품을 새로 들여야 할 가치가 있다면 그대로 고고씽.
2. 자신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제품을 선택한다. 당장의 가성비 인지, 안정적인 a/s인지, 혹은 장기적인 전기에너지 소비량인지, 아니면 디자인이 우선인지를 따져보고 적절한 제품을 고른다.
3. 여러 군데 가격 비교는 필수. 이 부분은 대한민국 국민 커스터머 분들의 능력을 믿기에 생략하는 것으로 한다.
4. 조금 번거롭고 쑥스러울 수 있고 영수증이 여러 장 나오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지만, 최대한 카드빚을 피해 가며 구매하는 것을 추천한다. (나나 잘하세요. ㅎㅎㅎ) 오프라인 구매의 경우 재난지원금이나 지역 특화 페이(울산 페이) 등을 이용하면 이익을 보는 느낌 + 경우에 따라 실제 할인폭도 더 커진다. 온라인의 경우 모아 두었던 포인트를 영혼까지 끌어모으고 카드 할인을 촉촉하게 먹여서 저렴하게 구입을 한다.
5. 기대하는 마음으로 새 가전을 영접한다. 끝.
그럼 이만, 식세기가 올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오늘의 글을 마무리한다.
*같이 읽어보세요. 영혼을 갈아 넣어 써본 리모델링 실패기입니다. ㅎㅎ
https://brunch.co.kr/@felizdani41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