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6. 자꾸만 엄마 곁을 지키고 싶은 첫째 아이에 대하여...
지난밤
잠자리에 누워 내 손을 꼭 잡은 첫째 아이가 하는 말이다.
“엄마 내일은 새벽에 일어나지 마!...
아니- 그게 아니고.. 내일은 나도 새벽에 깨워줘!”
“응? 새벽에는 왜?”
“엄마가 자꾸 새벽에 일어나잖아. 나도 엄마랑 있을래. 난 엄마 좋아.”
“이삭아, 엄마도 이삭이 좋아. 요한이도 좋아. 그런데, 엄마는 하루 종일 너희랑 놀고 밥도 만들고 하느라 낮에는 책을 못 읽잖아. 엄마 글 쓰는 것도 좋은데 쓸 시간이 없어. 그래서 엄마가 시간이 필요해서 그래. 엄마가 해야 할 일을 새벽에 못하면 낮에 너희랑 놀 수가 없어. 일하느라..”
“그러면 나도 깨워줘 엄마.”
“이삭이 새벽에 뭐 할 거야? 할 일 있어?”
“그냥 있을 거야-. 새벽에 깨워주면. 음... 종이접기.?”
“이삭아 너는 아직 어려서 잠을 충분히 자야 돼. 그래야 키도 쑥쑥 자라고 알통(알통 근육을 멋지다고 생각하는 시즌)도 많이 많이 생겨.”
“그래도오....”
“그럼 우리 이렇게 하자.
엄마가 새벽에 안 일어날게. 대신 낮에 엄마한테 매일 딱 30분만 줘. 엄마 책 읽을 시간. 그 시간 동안 이삭이도 보고 싶은 책 보면 되잖아. 그러면 엄마가 새벽에 안 일어날게. 약속해.”
“그래 좋아! 그럼 나는 삼십 분에(삼십 분 동안) 다른 거 해도 되는 거야?.... 아니다 나도 책 읽을게 엄마.”
“그래 이제 자자.”
최근 들어 첫째 아이가 이른 아침에 자꾸만 선잠을 깬다.
늘 잘자던 아이인데, 요 며칠 새 자꾸만 여섯시쯔음이 되면 일어나서 글을 쓰거나 책을 읽는 나에게
“엄마, 방에 가자! 왜 일어났어?”
하며, 손을 잡아 끈다.
“하- (왜 엄마만? 아빠는 왜 안 데려가?)”
하는 한숨.
같이 방에 따라 들어간 나는 10-15분간 쥐 죽은 듯이 조용히, 같이 잠든 척을 한다.
그러면 백발백중 첫째 아이는 다시금 잠에 빠져든다.
그럴 때 나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한다 -
옵션1) 아이 곁, 어두운 방에서 책을 읽거나 글을 쓴다.
옵션2) 규칙적인 숨소리를 확인 후 방에서 다시 스르륵 빠
져 나온다.
오늘 아침은 아이 곁을 지켰다.
여섯 시 반쯤 남편의 ‘인간 알람’’으로 눈을 뜨고,
책상에 앉아 책을 잠시 읽었다.
글을 쓸까 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소재가 떠오르질 않았다.
글쓰기를 미루기로 했다.
그렇게 책장을 넘기고 있는데
역시...
이삭이가 눈을 비비며 나온다.
“엄마~ 나랑 가자.”
“... 그래...”
그리고 아이 곁에서 잠시 책을 읽었다, 다시 잠든 아이를 확인했지만,
오늘은 옵션3)으로 아이가 다시 일어날 때까지 그냥 아이 곁을 지켰다. 그리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유난히 첫째 아이가 엄마를 더 찾는다.
둘째가 태어나고 의식적으로 더 첫째에게 신경을 썼지만,
아이는 사랑과 관심이 늘 부족했던 것 같다.
그리고 사실은,
약한 동생을 괴롭히거나 일방적으로 동생의 물건을 빼앗는 등의 행동을 할 때는 설명으로는 해결이 되지 않을 때가 많다.
결국, 아이와는 반복적인 갈등을 겪게 된다.
그래서인지,
첫째는 동생이 미울 때가 많다. (귀엽기도 하지만,)
그리고 엄마도 미울 때가 많다. (그런데 엄마는 좋을 때가 더 많다.)
그리고 늘 함께 지내는 요즘.
엄마에게 더 어리광을 부리고 싶고,
이 기회에 더 관심을 받고 싶다.
그러다 보니 엄마의 짧은 부재에도 더 큰 그리움을 느끼는 게 아닌가 싶다.
요즘 들어 부쩍
(황송하게도...) 엄마를 찾아주고
사랑 고백을 해주는 아들에게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 든다.
“엄마 새벽에 일어나지 마!”라고 하는 말은,
“엄마 나랑 같이 있어줘-! 난 엄마가 좋아.”라는 말이라는 것을 다시금 기억하며..
오늘도 ‘엄마’라고
불릴 수 있음에 감사하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