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을 이야기할 때.

by 다니엘라


마지막이라는 세 글자를 만날 때면 언제나

아쉬움이라는 감정이 가장 먼저 자리를 잡는다.

거기에 뒤따라오는 별책부록 같은 감정들은

고마움, 후회, 슬픔, 애잔함, 새로운 희망 등

하나하나 꼽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하다.

쉽지 않은 과정임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시작이 있다면

반드시 치러내야 하는 것이 마지막이다.



어제는 오래간만에

마지막을 치러낸 날이었다.

길게는 5년 가까이 짧게는 2년 정도의 시간을

함께 한 목장(교회 소모임) 식구들과의

마지막 만남이 있었다.



목장 개편이 이뤄지면서

기존의 일부 목장 식구들과는 이별을 하게 되었다.

목장 개편이 어떤 의미에서는 참 잘된 일이기도 했고

어떤 면에서는 아쉬운 일이기도 했지만,

어쨌거나 마지막을 정리하는 건

우리 목장 식구들의 몫이었다.



일주일이 넘는 시간 동안

마지막 목장 모임을 위한 준비를 했다.

편지도 쓰고, 선물도 준비하고,

함께 나눌 음식도 마련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잘 보내줄 마음까지 단단히 준비를 마쳤다.



코로나로 한정된 상황에서 만나고,

한정된 이야깃거리를 나눴던 우리는

오래간만에 얼굴을 마주했다.

서로에게 감사의 편지를 나누었고,

마지막 기도제목을 나누었다.

‘마지막’이었지만 어둡고 슬픈 분위기보다는

웃음과 유쾌함이 묻어 있는 만남이었다.

그리고 서로의 앞날을 축복해주는 귀한 시간이었다.



언제나 달갑지 않은 ‘마지막’이지만,

또 언제나처럼 푸근한 마지막의 시간을 보냈다.

마지막으로

마지막인 목장 식구들에게

마지막으로 마음을 남기며

마지막에 대한 글을 마무리하려 한다.



권.

늘 기발했고,

늘 적극적이었고,

늘 마음을 나눌 수 있었으며,

늘 속이 깊었던 너를 기억할게.

새로운 목장에서도

너 답게, 너 다운 역할을 잘 해내길 기도할게.

축복해!



박 1.

가장 오랜 시간 함께 했지만

가장 자주 보지 못해 늘 아쉬웠어.

그럼에도

언제 만나도 살가웠던 너를 기억해.

우리 꼬마들을 사랑으로 챙겨주었고,

나에게만큼은 속내를 종종 비추어 줬던

너를 기억할게.

새로운 목장에서는

적극적인 모습으로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네가 되길 기도할게.

축복해!



박 2.

우리 목장의 막내

가장 미안한 막내.

나도 많이 아쉬워.

그럼에도 우리의 깔깔깔 미소를 기억하며

새로운 목장에서의 출발을 잘 치러내길 바랄게.

더 즐거운 일들이 많이 일어날 거야.

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볼 수 있을 거야.

무조건 응원해.

축복해!



최.

들쑥날쑥 얼굴을 보여주지 않을 것 같던 네가

얼굴을 보여주기 시작하고

마음을 열어줘서 고마웠어.

말없이 잘 따라주었고,

우리 꼬마들에게 진심으로 대해 주었고,

가끔은 손맛도 부리던

착한 너를 기억할게.

축복해!



안.

너의 미소는 한번 보고 나면 잊을 수가 없어.

맑고 순수한 미소만큼이나

마음도 따뜻한 너라서

참 오랫동안 아쉬울 것 같아.

고민에 빠져 있을 땐 찾아와 주고,

기쁜 일이 있을 땐 먼저 소식 전해주며

관계를 잘 꾸려준 너에게 참 고마워.

새로운 목장에서도 귀하게 쓰임 받길 응원할게.

축복해!



이제는 정말로 ‘마지막’도 마무리가 되어 간다.

어제 오지 못한 목장 식구들을 챙기고 나면

지난 5년 간의 싱글(청년) 사역의 자리에서 물러난다.

아쉬움보다는

새로운 목장과의 만남을 기대하고

새로운 사역을 감사함으로 준비하는

우리 가정이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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