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행을 할까 말까 여러 번 고민을 하다
발행 버튼을 누릅니다. 저와 비슷한 상황에 처할,
혹은 저와 비슷한 상황에 처한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을 담았습니다.
* 지금은 감사하게도 회복하였습니다.
기록.
2월 10일 목요일.
오후 무렵부터 근육통이 조금씩 느껴지고
자꾸만 눕고 싶어 짐.
늦은 시간에 잠자리에 듦.
2월 11일 금요일.
눈을 뜨자마자 느낌.
‘내가 오늘 아프겠구나.’
근육통, 약간의 오한, 목 간질거림, 가끔 기침.
체온 37.5-38도
[몸이 아플 땐 서로를 위해 집에서 쉬세요.]
라는 문구를 어디에선가 본 것 같은데,
현실 적용은 어렵다는 걸 아파보면 알게 된다.
인력 태부족으로 각자에게 업무가 산더미처럼
쌓이고 있는데, 집에서 쉬다니…
혹여나 다른 사람들에게 누가 될까
내 일을 동료에게 떠 안겨 주게 될까
조심하며 출근 강행.
어려서부터 어지간히 아프지 않고서
학교에 결석을 한 적이 없다.
등교는 곧 책임감의 문제라고 여겼던 것 같다.
교회도 마찬가지.
적당히 아플 때는 약을 먹고 교회로 향한다.
예배를 드리고 친구들을 만나다 보면
슬슬 괜찮아지곤 했으니까.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아프긴 한데, 해결해야 할 일이 있다.
주말 이전에 꼭 마무리해야 하는 일이다.
그래서 출근을 했고,
다행히 사무실은 혼자서 사용하기에
다른 사람과 공기를 나눌 일이 많지 않았다.
심지어 그날은 동료들과
점심 식사도 함께 하지 않은 날이었다.
가까스로 일을 끝내고 퇴근길에 올랐다.
하원하는 아이들을 찾아 병원으로 향했다.
엉덩이 주사도 한대 맞고,
복용해야 할 약도 야무지게 처방받아 집으로 돌아왔다.
엉덩이 주사의 위력이 대단했다.
근육통이 씻은 듯이 깨끗하게 사라졌다.
그럼에도 이 시즌엔 코로나부터 의심을 해봐야 하니까.
남편의 퇴근과 동시에 바통 터치를 하고
임시 선별 진료소로 향했다.
저녁에 약속도 있었기에
코로나 검사 결과를 보고
약속을 지켜낼지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의사 선생님이 미리 알려주신 대로
검사 키트로 코를 열심히, 그리고 깊이 휘저었다.
눈물이 날 정도는 아니었지만,
이 정도면 아프네 할 정도로 검체를 채취했다.
15분 후,
결과는 음성.
‘그럼 그렇지~ 어쩐지 컨디션도 좋더라.’
하며 귀가했고,
저녁 약속도 마스크를 꽁꽁 낀 채 지켜냈다.
2월 12일 토요일.
체온 37-38.6도.
(오후에 체온 떨어짐)
침대에 붙은 몸이 떨어지질 않는다.
그래도 꾸역꾸역 일어나 새벽 기상을 지켜낸다.
이럴 때 보면 나도 참 환자다.
누가 보고 있는 것도 아니고
새벽 기상을 못한다고 해서
세상이 두쪽 나는 것도 아닌데,
기어이 새벽 기상을 지켜낸다.
그리고 그날의 글을 채운다.
글을 쓰고 보니 하루 전날 못다 한 일이 생각난다.
남편의 도움으로 아침을 대충 챙겨 먹고
소파에 작은 노트북을 올려놓고
타닥거리며 일을 처리한다.
열두 시쯤이었던가,
한시쯤이었던가.
꾸역거리며 일을 끝냈다.
이제 두 다리 뻗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무거운 몸을 질질 끌어 방으로 들어간다.
쉼.
아이들은 엄마의 참견에서 멀리 떨어져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티브이도 보고 게임도 하고,
아빠는 너그럽기 짝이 없다.
저녁 무렵,
미리 예약해 두었던 타이어를 교체하러 가기로 한다.
몸이 여전히 좋지 않았지만,
시간상 저녁도 같이 해결해야 하니
남편이 같이 가자는 제안을 한다.
겨우겨우 씻고 몸을 일으켰다.
꽁꽁 둘러싸고 집을 나선다.
자동차를 코스트코 정비소에 맡기고
근처에서 간단히 식사를 한다.
그 사이에 타이어는 전부 교체되었고,
코스트코를 둘러볼 에너지도 남지 않아
곧바로 귀가한다.
2월 13일 주일.
토요일보다는 훨씬 가뿐한 느낌이다.
체온도 37도 초반.
이 정도면 교회에 가도 되겠다.
아빠와 아이들은 교회에서 어린이 부서 예배에
참석하고 나는 2부 예배에 참석하기 위해
기다린다.
아무도 없는 교회 도서관에서 감사일기를 쓰고
아무도 없는 교회 사무실로 돌아와
몇 가지 일을 처리한다.
그런데 슬슬 몸이 다시 안 좋아지기 시작한다.
남편에게 먼저 집으로 돌아가겠다는 말을 하고,
사무실에 앉아
다시 자가진단 키트로 항원 검사를 해 본다.
검사 키트를 눈물이 쏙 빠질 정도로 깊이 찔러 넣는다.
잠시 후,
처음 보는 자가진단 키트의 희미한 두줄.
임신 테스터 키트는 두줄을 보면 기쁘기라도 하지,
코로나 검사 키트 결과 앞에서는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자가 키트는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두줄을 두 눈으로 본 이상
순식간에 안심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 버린다.
교회에 흩어져 있는 온 식구를 불러 모아
임시 선별 검사소로 향한다.
자가 진단 키트에서 두줄을 봤으니
일단 PCR 검사 입장권은 얻은 셈이다.
비 오는 낮의 임시 선별 검사소.
하필 점심시간에 맞춰 도착이다.
오랜 기다림 그리고…
- 다음 편에 계속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