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8. 오늘도 또 엄마는 반성을 합니다.
(2020년 3월 16일의 글)
오늘.
육아가 참 안 풀린다.
아침부터 벌써 소리를 몇 번이나 질렀는지 모르겠다.
이 아이들과 지내는 시간을
축복으로 여기겠다 마음먹은 지
얼마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항복하고 싶은 기분이다.
내 아이들이 아니었다면,
벌~써
‘환불할게요!’ 하고 멀찌감치 도망갔을 것만 같다.
아이들이 들으면 섭섭할 이야기이지만,... 엄마는 그만큼 힘들다.
아이가 자라며
주관이 뚜렷해지고,
엄마 성에 차지 않는 행동들을 자꾸만 하게 된다.
사실...
대부분의 것들은 내가 좀 참고,
못 본 체하고 지나가면 될 일들이다.
목숨 걸 만한 일들은 별로 없다.
아니, 전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의 행동이 자꾸만 거슬린다.
저렇게 행동하면 안 될 텐데...
너무 예의가 없잖아...
저러면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텐데...
하면서 아이의 행동을 통제하고 싶어 진다.
내가 바로 잡아줘야지만
아이가 잘 자랄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오늘도
질 렀 다.
괴성을...
(잠시 커피 한잔 하고. 심호흡.)
오늘도 다양한 사건들로
나는 마음을 태웠고,
아이는 아이대로 힘들었다.
코로나 방학이 장기화되면서
우리는 일주일에 이틀 정도를 제외하고는
1일 1영화를 시청하고 있다.
디즈니로 시작해서
지금은 도라에몽 시리즈를 애청 중이다.
아이들은 즐겁게 영화를 보고
나도 글을 쓰거나 책을 읽는
황금 시간을 얻어내는 일석이조의 프로그램이다.
그런데 문제는
아이들의 영화 시청 자세가 자꾸 내 눈에 들어와 박힌다.
(하 진짜. 아이들을 등지고 앉을 수도 없고)
아이들이 영화를 보다가
어느 순간이 되면
두 녀석 모두 엎드린 자세로 영화에 푹 빠져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우리 집 거실에는 소파가 없다.
미니멀 라이프를 처음 시작하던 2016년 경..
사실 우리 집엔 작은 소파가 하나 있었지만,
아이가 뛰어 올라가고 내려가고 열심히 앉았던 탓인지
어느 날 청소를 하며 소파를 밀어 옮기는데 소파 다리가 똑 부러져버렸다.
그때 당시에는 소파마저도 짐으로 느껴져
오히려 잘 되었구나- 하고 바로 갖다 버렸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요즘
소파를 다시 들여야 할까 하는 고민이 시작되었다.
아이들이 책을 읽을 때도,
영화를 볼 때도 자꾸만 엎드린 자세를 취하고 있다.
소파가 없어서
딱딱한 바닥이 힘들어서 그런 건가 하는 생각도 들고...
괜히 소파에게 책임을 돌려본다.
자꾸 엎드려서 좋아하는 일들을 해내는 걸 보면,
허리에도 좋지 않을 것 같고,
보기에도 좋지 않은 태도라서
엄마 사람은 수시로 지적을 하게 된다.
오늘 낮.
아이들의 영화 시청 타임에 엎드린 자세를 지적하던 중
투덜대는 첫째의 모습을 마주했다.
3. 2. 1. !
엄마 사람 뚜껑 오픈!
결국 오늘도
한바탕 푸닥거리를 하고서야 상황이 종료되었다.
마무리는 꼭 안아주고 사랑해 미안해 로 끝났지만
속은 상할 대로 상했다.
그렇게까지 안 했어도 되는데
너무 심하게 한 것 같은 마음에 후회.
내가 너무 형편없는 엄마 같아서
미안한 마음에 후회.
그렇게
오늘 하루를 참 힘들게도 보냈다.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하니 아이들에게 더 미안해진다.
오늘도 또
엄마라는 이름으로 아이들에게 실수를 하고 말았다.
되돌릴 수는 없다.
그저 내일은 조금 더 나은 엄마가 되기를 바랄 뿐이다.
하루를 꼬박 채워내고서야
뒤늦게 엄마 사람은 기도를 한다.
내일은 조금 더 따뜻하고 온화한 엄마가 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