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 아기 출산이 26일 앞으로 다가왔다.
두근두근 두근.
그 어느 때보다 더 떨린다.
더 많이 떨린다는 표현을 쓰는 이유는 출산을 앞두고 예고 없이 찾아올 진통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첫째 아이, 둘째 아이 모두 임신 중에 조기 진통의 이벤트를 비롯한 특별한 이슈가 한 번도 없었기에 제 날짜까지 기다렸다가 유도 분만으로 출산을 했기 때문이다.
예정된 날짜에 진통 유도제를 투여하고 나서야 진통을 겪으며 출산을 경험했던 나로서는 진진통이 무엇인지 가진통이 무엇인지를 헤아리는 지혜의 공간이 텅 비어 있는 상태다.
이번 출산도 예정일까지 진통이 오지 않으면 예정일에 유도 분만을 할 수 있겠지만, 담당 의사 선생님은 예정일보다 아기가 빨리 나올 것을 예상하고 계신 모양이다.
진통이 오면 그때가 가장 적절한 때인 거라고, 두려워하지 말고 담대히 기다리라는 말씀을 하신다.
겁은 나지만 의사 선생님 말씀이 하나도 틀린 말씀 같지 않아서, 고개를 끄덕이며 위로를 받는다.
오늘이 원래 정기 검진일이었지만, 하루를 앞당겨 병원에 다녀왔다. 엊그제 밤에 배가 살살 아프던 것이 혹시 진통의 시작이 아닌가 싶어 하루 먼저 병원을 찾아 이것저것 여쭤 보았다. 그런데 주기적이고 고통을 동반한 자궁 수축이 아니라면 진진통은 아니라는 말씀을 듣고서 안심하며(?) 귀가할 수 있었다.
그리고 오래도록 미루어 두었던 ‘출산 가방’을 싸기 시작했다. 이전에 두 아이를 낳을 때도출산 가방을 쌌었던 기억은 있는데, 뭘 어떻게 쌌었는지는 잘 생각나지 않는다. 하는 수 없이 병원에서 제공받은 출산 준비물 리스트를 참고하며 가방을 조금씩 채워 넣는 중이다.
디데이가 어떤 날이 될지 아직은 알 수 없다.
이전과 같이 유도 분만으로 모든 게 갖춰지고 준비된 상태에서 아기를 만나게 될지, 아니면 아기가 원하는 때에 불시에 찾아오게 될지 아직은 알 수 없다. 그래서 더더욱 아기가 나오기 전 준비를 철저히(?) 해두려고 한다.
1) 출산 가방 완전히 챙겨 놓기
2) 밤 또는 새벽에 진통이 왔을 경우 아이들을 맡길 곳을 마련해 두기.(가까운 친구에게 미리 말을 해 놓았지만 예를 갖춰 다시 한번 부탁을 해 두기로 한다.)
3) 매일 저녁 잠들기 전 두 아이 책가방 싸놓기. (밤에 갑자기 아이들을 맡겨야 할 상황을 대비해서…)
4) 냉장고, 부엌 정리해 놓기.(출산 후 양가 부모님 중 어느 분이 먼저 출동하시게 될지 모르지만, 지금 상태로는 냉장고 공개가 곤란하다. ㅎㅎ)
5) 다음 주에는 아이들 가을 옷을 꺼내서 정리해 두기.(날이 추워졌는데, 아이들이 입고 갈 옷을 찾지 못하면 곤란하다. 한 발 앞서 준비해 두는 게 좋을 것 같다.)
6) 출산 일에 대해서 아이들과 충분히 대화 나누기.(출산을 하게 되면 아이들이 갑자기 타인의 손에 맡겨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런 상황에서 아이들이 불안감을 느끼지 않고 순리대로 받아들이고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미리 충분히 이야기를 해 두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 정도만 이라도 미리 준비를 해 둔다면 마음 놓고 집을 나설 수 있을 것 같다. 벌써 세 번째 출산이지만 긴장감은 이전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물론 긴장보다는 설렘에 더 큰 무게가 실려 있어 걱정과 동시에 감사하기도 하다. 낳고 나면 얼마나 예쁠지 미리 상상해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다.
출산까지 남은 날들이 얼마나 될지 아무도 알 수 없지만, 늦어도 26일 내에는 우리 가족의 삶이 새롭게 열리게 될 것이라는 것만큼은 확실하다.
우리가 만날 그날을 위하여! 치얼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