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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 작가님!

글을 읽고 나면 쓰고 싶어 지는 말들

by 다니엘라


작가님? 작가님!

이경 소설 / 새움



부지런히 새 책으로 사다가 읽는 이경 작가님의 책들.

그리고 이미 작가가 된 이경 작가님의 첫 책인 작가님? 작가님!

올여름 휴가지에서 읽을 책으로 콕! 하고 점찍어두고 미리 주문을 마쳤지만, 임신 중후반부를 넘어서며 경부 길이가 짧아 장거리 이동을 금하고 절대 안정을 권한다는 의사 선생님의 말씀을 받들어 이 책을 챙겨 들고 한 시간 거리의 친정으로 건너갔더랬다. 아기다리고기다리던 휴가는 남편과 아이들만 다녀오게 되었지만, 덕분에 독서도 마음껏! 빈둥거림도 마음껏! 엄마가 된 이후 처음 겪어보는 자유였다. 그리고 생각보다 꽤 괜찮은 시간이었다.



나 혼자만의 휴가에 가장 먼저 꺼내 든 책은 당연히 ‘작가님? 작가님!’

늘 그렇듯이 술술술 읽히는 결이 좋은 책이었지만 어쩐지 읽자마자 리뷰를 써서는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한참을 묵혀두고 다시 꺼내 들었다. 천천히 읽어가며 이제는 읽어낸 마음을 글로 옮겨 보아도 되겠다 싶었다. 그리고 지금 이곳에서 이 글이 시작된다.



이경 작가님의 자전적 소설이다.

작가가 되고 싶어 무수히 많은 출판사에 원고를 투고하는, 그러나 아직 작가가 되지 못한 글쟁이 이화경(작품 속 주인공)이 동경하는 작가인 배은영 작가를 상대로 보내는 서간문 형식의 글로 엮인 소설이다. 얼핏 보면 팬레터 같기도 한 글들은 꼭지 꼭지마다 저자의 간절함이 뚝뚝 떨어져 있다.

작가가 되고 싶은 저자의 마음, 그리고 배은영 작가를 향한 동경과 부러움, 그리고 배 작가님을 통해 공급받는 시기적절한 조언들. 그저 이 모든 이야기가 ‘간절함’이라고 밖에는 표현이 되지 않는다.

저자는 그렇게 꾸준히도 써 나간다. 소설 속에서 “결국 출간 계약을 하였답니다.”와 같은 끝내주게 뻔한 해피엔딩이 마련되지 않은 탓에 이 소설이 더욱 간절하게 읽히게 된다.



세 권째 이경 작가님의 책을 읽고 있다.

그가 소설에서 배은영 작가에게 이야기했듯이 나 역시, “그런데 작가님이 쓰신 책을 보고는 질투가 나는 거예요. 저도 나름 PC통신 할때부터 글을 썼는데요. 그때는 유머 동호회에서 글을 썼어요. 작가님 글은 유머와 감동이 같이 묻어 나오는데, 와, 정말 질투 났어요.”-(작가님? 작가님! 12페이지)라고 이야기하고 싶을 정도로 이경 작가님의 글을 애정 하는 한편 질투하는 중이다.

타고난 거겠지 하면서도 어떻게 하면 저렇게 쓸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만드는 필력과 유연함이다. 하여간 길잡이 같은 존재가 되어주시니 그것만으로 감사하기도 하고.



이경 작가님의 이미 출간된 책 중에서는 ‘힘 빼고 스윙 스윙 랄랄라~’를 제외하고는 다 읽었다. 힘 빼고 스윙 스윙 랄랄라~는 골프에 관한 책이라, 골프에 관심이 없는 일개 국민인 나도 읽으면 좋을지 그러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 되는 책이다. 작가님이 보시면 읽으라 하시겠지? ㅋㅋ(생각 좀 해 볼게요. 의리로만 읽기에는 너무 아는 게 없는 분야라.ㅋㅋ)



한참을 묵혀두었던 작가님? 작가님! 리뷰를 하고 나니 오랜 시간 소화되지 않던 큼직한 덩어리 하나가 쑥 내려간 느낌이다. 오래오래 글에서 손을 놓지 않게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책으로 응원을 넣어주시는 이경 작가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오늘도 덕분에 읽고 쓰며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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