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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니엘라 Nov 14. 2020

하루를 살리는 한 줌의 감사.


토요일 아침.
글감을 떠올리느라 30여분의 시간을 쏟고,
찾아낸 글감으로 글을 쓰다 말고 감사일기를 쓰게 되었어요.


처음부터 감사일기를 쓰고 싶었는데,
‘감사일기는 일요일 아침에 쓰는 루틴이 있잖아!’
하는 마음의 소리가 자꾸만 들려와서 한참을 다른 글감을 찾아 헤맸네요.


결국은 처음 그 마음을 따라
‘루틴’과는 상관없이 이번 주 감사일기를 써 봅니다.



1. 감사일기를 쓰고 싶은 마음이 자주 들어서 감사합니다.
감사할 일이 많다는 뜻이고, 감사할 마음의 여유가 있다는 의미로 생각하니 기분이 절로 좋아집니다.
매일 글을 한편씩 쓰며 감사 일기도 더해서 쓴다면 참 좋겠지만, 지금은 제가 가진 에너지를 최대한 잘 분배해서 쓰고 있기에 욕심을 내지 않기로 합니다.
이 생각을 하고 보니, 저에게 더 많은 에너지와 더 많은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슬며시 고개를 내밀고 있네요.
욕심은 다시 고이 접어 넣기로 하고,
감사일기를 쓰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다시 감사합니다.


2. 남편이 어제저녁 숙직으로 회사에서 밤을 보냈습니다. 조금 전 메시지를 주고받는데, 남편이 함께 숙직을 하는 분과 교대로 네 시간 정도 눈을 붙일 수 있었다고 해서 감사합니다. 숙직을 한다고 하면 얼굴을 볼 수 없는 것도 아쉽고, 남편이 피곤할 것 같아 걱정도 되었는데 그래도 어제 남편이 눈을 좀 붙였다고 하니 다행입니다.  


3. 아이들이 존댓말 쓰기 연습을 시작한 지 일주일이 되었습니다. 여덟 살 난 첫째 아이가 이제는 익숙하게 엄마 아빠에게 존댓말을 씁니다. 학습효과라는 것을 제 눈으로 똑똑히 확인하는 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아이가 존댓말을 시작하며 행동도 조금 더 부드러워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정말로 신기한 변화입니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해가고 있음에 감사합니다.
동시에 저도 더욱 부드러운 엄마가 되기로 마음을 단단히 먹어봅니다.


4. 지난 이틀간 날씨가 따뜻해져서 아이들과 학교 운동장에 나가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같은 동에 사는 첫째 아이 친구도 함께 놀았는데, 아이들이 정말 신나 보였습니다.
바깥놀이 시간을 온전히 누리는 꼬마들을 보며 저도 같이 행복해졌습니다.
가을의 알록달록함과 아이들의 넘치는 에너지, 그리고 아이들의 웃음소리, 이 모든 것이 선물처럼 느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5. 요즘 둘째 아이의 애교가 폭발하는 시즌입니다. 네 살이라는 나이가 주는 귀여움은 놀라울 정도입니다.
그리고 요즘 첫째 아이는 어떤 일이든 세세하게 설명하기 시작했는데, 정자세로 서서 열심히 설명하는 모습이 참 귀엽고 기특합니다.
자녀를 먹이고 재우고 훈육하는 일뿐만 아니라 귀여워하고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을 주신 것도 감사합니다.

  
6. 좋은 생각 12월호를 받았습니다. 제 글이 들어간 책을 제 두 눈으로 확인했을 때의 그 감정을 말로 이루 표현할 수가 없을 정도로 기뻤습니다. 채택해 주신 좋은 생각에 감사드리며, 글감을 제공해준 우리 아이와 아이의 담임 선생님께 감사를 전합니다.
아이도 책에 실린 자기 이야기를 보며 두 번이나 낭독을 했습니다. 그리고 자기에게도 한 권 달라하며 진심으로 좋아하는 눈치입니다. 이 모든 것이 감사입니다.


7. 지난 월요일에 시아버님이 오셔서 이틀 밤을 보내고 가셨습니다. 며칠 지난 아버님의 생일상도 간소하게나마 차려드릴 수 있어서 감사했고, 아이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시는 것을 보며 또 한 번 감사했습니다.
이번에도 냉장고를 싹 훑어주시고, 재고정리를 도와주셨습니다. 아무래도 우리 시아버님이 진정한 미니멀리스트 이신 것 같습니다.ㅋㅋ
아버님이 좋은 시간 보내시고 무사히 올라가셔서 감사합니다.


8. 둘째 아이의 대상 포진이 깨끗하게 치료되어 일상을 되찾은 것에 감사합니다. 아이들의 건강한 미소를 보는 일보다 행복하고 감사한 것은 찾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적어도 현재의 제 모습에서 말입니다. ^^


9. 매일 아침 눈을 뜰 수 있어서 감사하고, 매일 글을 쓸 수 있어서 감사하고, 하고 싶은 일들을 할 수 있는 여유시간이 있어서 감사합니다. 늘 더 많은 여유시간을 필요로 하는 저이지만, 현재 제가 가진 삶과 제가 가진 여유시간 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합니다.


10. 친정 부모님이 이사를 하시며 엄마께서 당근 마켓에 입문하셨습니다. 쓰지 않는 물건을 가벼운 가격으로 당근에 내다 팔며 친절을 주고받는 일을 엄마가 기뻐하십니다. 어제는 오쿠와 거실 선반을 파셨다고 하며 신이 나서 전화를 주셨습니다. 엄마가 친절하게 대했더니 상대방이 당근 마켓 거래 후기를 아주 좋게 써 주셨다며 좋아하셨습니다. 이유를 불문하고 엄마에게 기쁘고 즐거운 일이 생겼다는 사실에 감사합니다.
당근에서 좋은 후기를 받았다고 딸에게 한낮에 전화해서 신나게 이야기하시는 엄마는 여전히 귀여우신 최여사이십니다.
진심으로 엄마가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여생을 즐기셨으면 좋겠습니다.


11. 남편이 업무적으로 말도 안 되게 바쁜 한 주를 보냈습니다. 남편이 힘들까 봐 늘 걱정은 하지만 한가닥 한가닥 밭은 일들을 해내는 남편이 자랑스럽기도 합니다.
이번 주도 계획했던 중요한 업무를 마무리 한 남편에게 고맙고 고맙습니다.


이번 주 감사일기는 여기까지 입니다.
마음속에 동동 떠다니는 감사를 옮겨 적으며, 오늘을 살아갈 에너지를 얻습니다.
마음이 긍정으로 채워지고 있습니다.
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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