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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의별 Nov 27. 2017

아프리카 여행을 마치며

Day 77~130-모로코,나미비아,남아공,보츠와나,잠비아,탄자니아 등


트럭킹 & 캠핑 투어 (Overland Truck Tour / Camping Tour)


무엇보다 이번 아프리카 여행에서 가장 잘한 일은 트럭킹 투어를 신청한 것이 아닌가 싶다. 물론 32일 연속 캠핑은 과했고 특히 빅토리아 폭포 이후로는 새벽 4시 기상에 12~14시간 차를 타고 이동한 날들도 많아서 체력적 정신적으로도 많이 힘들었다. 그럼에도 자신 있게 행복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그 과정에서 소중한 친구들을 만나 상상 이상으로 가까워졌고, 그 어느 때보다도 생각할 시간이 많았으며, 지금 생각해도 웃음 나는 순간들이 너무도 많기 때문이다. 지금도 나는 당장이라도 또 한 번 참여하고 싶다. 



진짜 아프리카


나는 잠비아에 후원 아동이 한 명 있고, 한국에 온 아프리카 난민들을 돕는 봉사활동도 했기 때문에 아프리카에 대한 오해나 편견이 덜 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실은 나 역시 그냥 막연한 생각만 가지고 있던 것이었다. 길고 긴 이동시간, 덜컹거려 처음에는 엉덩이가 쑤시기도 했던 트럭에서의 시간 동안 수많은 마을들을 지나가고 수많은 현지인들을 만났다. 만약 내가 공항에서 공항으로 이동했다면 그들이 실제로 어떻게 살고, 무엇을 중요시하며, 어떤 소망을 가지고 있는지 결코 알지 못했을 것이다. 도로 위에서 그들과 눈높이를 같이 해서 다행이다.



동물들


아프리카를 여행하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는 풍경이었는데, 여행을 마치고 나니 다시 올 이유는 동물이다. '동물원이 꼭 있어야 하는가'는 여행 내내 친구들과 함께 고민했던 문제이다. 모든 사람이 동물을 보러 멀리 여행 갈 수는 없기 때문에 접근이 쉬운 곳에 동물을 볼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 있는 반면, 동물원은 애초에 모든 것을 다 보아야 한다는 사람의 말도 안 되는 이기심 때문에 생긴 것일 뿐, 기후도 환경도 다른 곳에 동물들을 가두어 둘 권리는 그 누구에게도 없다는 입장이 있었다. 나는 동물원이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에 갇힌 동물들을 보는 것은 교육적으로도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 만약 반드시 동물원이 있어야겠다면, 원래 살던 생태 환경과 비슷한 소수 지역만을 골라 광활한 땅에 풀어놓고, 사람들은 사파리 트럭을 타고 조심조심 구경을 하는 방식으로 변화해야 할 것이다.



TIA: This Is Africa


여행 내내 툭하면 외치던 TIA. 기대치를 낮추는, 그래서 사람을 포기하게 만드는 주문이었다. 도로 사정이 안 좋아 일명 '아프리칸 마사지'를 받는다거나, 밑도 끝도 없이 경찰이 검문을 해 돈을 쥐여줬더니 바로 통과가 되었다거나, 막대 아이스크림을 샀는데 뜯어보니 막대가 없다거나 할 경우에 다소 황당한 웃음을 지으며 사용하던 말이다. 그렇지만 언젠간 이것 또한 긍정적인 의미로 사용되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비꼬는 식이 아닌, 모든 사람들이 편견 없이 진짜 아프리카를 마주하며 '이것이 아프리카구나'라고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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