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번 여행 루트를 짤 때 내가 오래전부터 가고 싶어 했던, 하지만 먼 나라로 느껴져서 쉽게 가지 못했던 곳들을 우선시했다. 갈라파고스도 그중 하나다. 에콰도르에서도 비행기를 또다시 타고 들어가야 하는 곳. 물가가 상당히 비싸지만 그만큼 가볼 이유가 있는 곳.
나는 엄마와 함께 4박 5일 간 갈라파고스에 머물 예정이다. 가서 스노클링을 시도해보기는 하겠지만 원래 해양 스포츠에 큰 관심이 없는 터라, 나는 그저 동물들을 보고 해변에서 좀 쉬려는 목적이 제일 강해서 5일로 잡았다. 더 길게 있으면 좋겠지만, 앞뒤 항공권 예약과 관련하여 일정과 가격을 비교하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
갈라파고스에는 두 개의 공항이 있다. 하나는 산타 크루즈 섬 옆 발트라 섬에 있는 공항, 다른 하나는 산 크리스토발 섬에 있는 공항. 검색해보니 산 크리스토발보다는 산타 크루즈가 더 중심이 되는 곳 같다.
대부분의 항공편은 과야킬에서 출발하고, 키토에서 출발하는 항공편은 과야킬을 들렀다 간다. 아주 가끔 키토에서 출발하는 직항이 있기도 하다. 그렇지만 직항이라고 해도 키토보다는 과야킬에서 가는 것이 비용이 조금 더 저렴하다. 약 10~20분 정도 차이가 나서 일까.
나의 경우 브라질 리우에서 과야킬로 이동하고, 갈라파고스를 구경한 후 키토로 가는 것으로 결정했다. 에콰도르 일정 후 엄마는 한국으로, 나는 미국으로 가야 하는데 과야킬보다는 키토가 항공편이 더 많고 저렴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실 키토의 적도 박물관에 가보고 싶기도 했다.
갈라파고스는 대개 크루즈 또는 일일 투어로 여행한다. 환경보호 등을 위해 가이드 없이는 출입이 제한된 곳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완전한 개인 자유 여행을 하기는 어렵다.
크루즈는 배에서 자면서 이동하는 투어도 있지만 섬에 내려 호텔에서 묵고 다음 섬으로 이동하는 hotel based tour 또는 island hopping tour 등도 있다. 짧은 기간 동안 여러 섬을, 특히 멀리 떨어진 섬들에 가기 위해서는 크루즈 투어 말고는 방법이 없지만, 대부분 1일에 인당 최소 30만 원 선이기 때문에 비용이 꽤 부담된다.
저렴하게 여행하기 위해서는 섬 1~2 군데에 머물면서 일일 투어들 이용하는 것이 좋다. 일일 투어는 섬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인당 8~15만 원 선인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 산타 크루즈 섬의 푸에르토 아요라 지역에서 예약하고 출발할 수 있다. 여행 기간이 아주 길다면 가장 큰 섬 3곳, 즉 산타 크루즈, 산 크리스토발, 그리고 이사벨라 섬 간에는 페리로 개별적으로 이동할 수 있으니 그렇게 여유롭게 섬을 옮겨 다니며 일일 투어를 적절히 섞어 여행하면 좋을 것 같다.
나는 크루즈를 할지 말지 굉장히 많이 고민했다. 일단 나나 엄마나 멀미를 많이 하는 편이라 배 위에서 자는 것은 부담이 되어 일반 크루즈는 제외를 했다. (좋은 배에서 묵으려면 비용이 훨씬 더 비싸진다.) 그다음에는 island hopping tour를 고민했는데, 몇 개 여행사에 문의를 해보았으나 4박 5일에 인당 150만 원은 너무 비싼 것 같아 결국 일일투어를 이용하기로 했다. 짧은 기간인지라 어차피 크루즈를 이용해도 가까운 섬들만 갈 수 있었기에 크게 아쉽지는 않다. 그리고 매일 호텔을 옮기는 것보다는 적당히 쉬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결론!
항공권은 발트라 섬 인아웃으로 구입하고, 푸에르토 아요라에서 머물며 일일 투어를 하기로 결정했다. 5일이면 결코 긴 시간은 아니기에 분명 떠날 때 아쉬움이 남겠지만, 모든 곳을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기간 동안 머물 수는 없으니까. 머무는 기간 동안만큼은 알차게 보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