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는 성공의 앞선 순서일 뿐
실패라는 단어는 유독 무겁게 느껴진다. 돌이킬 수 없는 완전한 끝, 마침표인 것만 같다. 망한 일, 망쳐버린 관계, 망가진 나.
하지만 영어의 fail의 본래 뉘앙스는 그렇게까지 극단적이지 않다. 반드시 망한 거라기보다는 본래 목적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기대나 기준치에 미달했을 때 쓰이는 말이다. 즉, 존재 자체가 잘못되어 끝에 도달한 것이 아니라, 한 가지 시도나 상태가 의도한 대로 진행되지 않은 정도를 뜻한다.
그래서 사람에 대해 말할 때는 그 사람의 존재가 '완전한 실패자'라고 말하기보다, 상황에 집중한 표현들을 더 자주 쓰는 것 같다.
I messed up. 내가 일을 잘못했어.
Things didn’t work out. 일이 잘 안 풀렸어.
일이 원하는 대로 안 될지라도, 나라는 사람 자체가 실패작인 게 아니라 내가 시도한 하나의 일이나 방법이 작동하지 않은 것뿐이다. 한 번의 오작동, 한 번의 실패가 끝은 아니다. 우리는 계속해서 기계를 고쳐보고, 다른 방식으로 작동시켜 보고, 그렇게 시도와 노력과 도전을 이어갈 테니까. 그러다 보면 기어코 성공을 만날 것이다.
success의 어원인 succeed는 '성공하다'라는 뜻 이전에 '뒤따라오다, 이어서 가다'라는 의미를 품고 있다.
She succeeded to the throne. 그녀는 왕위를 계승받았다.
Successive victory 연승
그러니까 성공이란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게 아니라, 수많은 시도 뒤에 반드시 뒤따라오는 결과물인 셈이다.
나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좋아한다. 신선한 노래들을 듣는 즐거움도 크지만, 참가자들의 모습에서 희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여러 차례 실패를 경험했음에도 좌절하지 않고 다시 용기를 내어 무대에 서는 마음, 그리고 그 간절함이 비로소 성공으로 이어질 때의 감동. 그들은 언제나, 포기하지 않고 시도를 거듭하면 언젠가 성공이 뒤따라올 거라는 걸 몸소 보여준다.
실패자는 없다. 실패 끝에 중단을 했다면 그건 인생의 실패가 아니라 마지막 시도가 의도한 대로 되지 않았을 뿐이다.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다음 시도를 이어간다면 새로운 결과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성공은 숱하게 도전했던 그 일 자체의 성취이자 성공일 수도 있고, 혹은 그 일이 도무지 맞지 않는다는 것을 비로소 확인하는 깨달음의 성공일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실패는 헛된 일이 아니다. 성공을 불러오기 위해 반드시 있어야 할, 앞선 순서일 뿐이다.
fail 대신 쓸 수 있는 표현들
I messed up. 내가 일을 좀 망쳤어.
I screwed up. 내가 실수를 했어.
I dropped the ball during the final stage. 내가 최종 단계에서 실수를 저질렀다.
The attempt was unsuccessful. 그 시도는 성공하지 못했다.
Something went wrong during the project. 프로젝트 진행 중 문제가 생겼다
Their relationship slowly fell apart. 그들의 관계는 서서히 틀어졌다.
The results fell short of their goals. 결과가 목표에 못 미쳤다.
The movie didn’t live up to expectations. 그 영화는 기대만큼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