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주 준비하기
본격적으로 세계일주 준비하기 첫 번째!
사실 나는 오래전부터 세계일주를 하고 싶었기에, 틈틈이 심심풀이로 짜두었던 여행 루트들이 몇 가지 있었다. 하지만 가고 싶은 곳들을 죄다 넣는 바람에 그 루트들은 지나치게 장기간이었고, 또한 출발일이 지금처럼 2월이 될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기에 그 루트들을 쓸 수는 없었다. 그래서 그동안 조사한 정보를 토대로 새로운 마음으로 루트를 다시 짰다.
우선 나는 5가지 원칙을 정해두었다.
중간중간 동행이 생길 수도 있으나, 우선 혼자서 하는 여행을 계획 중이고 나는 여자이다. 그러니 안전을 최우선으로 둘 수밖에 없다. 평소 여행할 때에도 목숨 걸고 여행하는 게 가장 바보 같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번에도 역시 위험한 국가는 제외하려고 한다.
주변에서 걱정하는 중남미는 가급적 투어를 이용하려고 하고, 아프리카 역시 가장 안전한 국가들만 가기 위해 열심히 조사하고 있다.
나는 아시아 국가들을 전면 제외했다. 사실 내가 가고 싶어 한 곳들은 이미 대부분 다녀와서 (몽골, 네팔, 태국 등) 큰 아쉬움은 없다.
아시아를 깔끔하게 포기하여 생긴 여유를 이용하여 비행시간 30시간이 넘게 걸리는 중남미와 아프리카를 최대한 보려고 한다.
세상에 가고 싶은 곳들은 너무나 많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곳을 갈 수는 없다. 우선순위를 정해서 내가 더 가고 싶은 국가들을 위주로 선택하고,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 가는 곳은 포기해야 한다. 이러한 우선순위는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남들의 추천과 제안은 참고만 하는 것이 좋다.
내가 세계일주를 가겠다고 했더니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추천을 많이 해주었다. 하지만 나는 이미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보고 싶어 하는지 안다. 그러므로 내가 오랫동안 가고 싶어 했던 여행지들을 위주로 계획을 세우고, 내 취향에 부합하지 않는 추천지들은 과감하게 제외했다.
사실 원칙 중 한 가지로 넣기는 했지만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 물론 중남미도 아프리카도 처음 가는 것이고 유럽도 가보지 않은 동유럽 위주로 계획하고는 있으나, 좋았던 곳은 또 가고 싶기 마련이다. 결국 가본 국가들도 루트에 포함시키되, 새로운 도시들을 위주로 탐방하도록 하였다.
이번 루트에 포함된 내가 살아본 국가는 미국과 프랑스이며, 재방문을 하고자 하는 곳은 캐나다, 아이슬란드, 아일랜드, 이탈리아, 그리스와 스페인이다. (추가될지도 모르지만!)
가장 중요하면서도 가장 어려운 원칙이다. 루트를 짜다 보면 자꾸만 욕심이 생기기 때문이다. 잠깐이면 이 국가도 볼 수 있을 것 같고, 조금만 무리하면 이 도시도 끼워 넣을 수 있을 것만 같다.
하지만 나는 아직 젊다. 앞으로 여행 갈 시간은 무궁무진하다. 그러니 이번 여행에 너무 많은 장소들을 억지로 넣지 않기로 했다.
위의 원칙들을 최대한 지키며 만든, 약 8개월 간의 내 세계일주 일정 초안은 아래와 같다.
사실 중동이나 북미에서 출발하는 것이 항공권을 더 절약할 수 있겠지만, 우유니 사막을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겨울에 가는 것이 좋고, 북미 역시 눈이 조금 녹은 뒤에 보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아 결국 중남미 - 북미 - 아프리카 - 유럽 - 중동 - 오세아니아 순으로 잡게 되었다.
대부분 여유롭게 잡으려고 노력했지만, 유럽은 쉥겐조약으로 인해 (물론 미가입 국가들도 있지만) 많은 국가들에 비해 국가별 체류기간은 다소 짧다. 머리 아프게 고민하고 싶지 않아서 전체 90일에 맞춰버렸기 때문이다.
일단 이렇게 루트를 구성하고 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물론 일정이 다소 변동될 수는 있겠지만 말이다. 그래도 가장 중요한 일은 끝난 것 같아서 다행이다. 인천발 항공권을 구입하면 더욱 실감 나겠지.
* 제목 사진 출처: http://irlen.com/world-m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