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이 작아지는 시간

할머니, 또는 엄마.

by 검정고구마

할머니가 세상을 떠난 지 일 년이 지났다
아빠가 그의 엄마를 잃은 지 일 년이 지났다.

차례상에 음식을 올리고, 할머니처럼 소박한 연분홍색 보자기에 곱게 싸인 영정 사진을 꺼냈다.

다 함께 절을 올리고, 아빠가 준비한 축문을 집사 역할의 육촌동생이 읽어 내려갔다.

"새해 설날이 되니 어머니의 하늘과 같은 은혜를 잊을 수 없어, 삼가 맑은 술과 영근 음식을 올리오니..."

바닥에 엎드린 채 무미건조한 낭독을 들으며 이제 나도 제법 담담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할머니 세 글자만으로 터져 나오던 눈물인데, 이제 시간이 제법 흘른 것일까.

그때, 앞에 엎드려있는 아빠 어깨의 흔들림이 떨리는 숨소리와 함께 마룻바닥으로 전해졌다. 아빠의 그리움이 밀어낸 눈물 떨어지는 소리가 조용한 공기를 통해 전해졌다.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신 지 1년이 지났다.
그리고 아빠가 그의 엄마를 가슴에 묻은 지,
아직 채 1년의 시간밖에 지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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