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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성씨 Sep 20. 2018

글쓰는 모임에 대한 짧은 이야기

브런치는 글쓰는 공간이니까.

최대한 나를 드러내지 않는 글만 썼었는데

오늘은 일기같은 글을 한 편만 써보려고 합니다.


저에게 글은 십년지기 친구같은 존재라서

쓰면서 위로받고, 읽으면서 치유되는 게 아주 당연한 일이었어요. 그런데 -

언제부턴가 글쓰는 게 조금 무서워지고,

귀찮아지고, 지치는 기분이 들었어요.

오랜 친구와 서먹해지는 것 같은 느낌이

참, 헛헛했습니다.


그맘 때쯤이었을까 -

제가 오프라인으로 알고 있는 몇 안되는 작가님

(책을 내신 진짜 롤모델 작가님!)과 대화를 나누게 되었는데. 작가님이 글쓰기 모임에 대한 제안을 해주셨어요.

글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글을 쓰는 일.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었는데, 곱씹을 수록 기대가 되더라구요.


일주일의 중간 즈음- 그래 수요일에.

저녁 시간에 만나서

딱 한 시간, 글을 쓰면 어떨까,

그럼 모임 이름은.. '글쓰는 수요일'이 좋겠다,

말하기 쉽고, 기억하기 쉬우니까.

그냥 글 쓰면 재미가 없을 것 같아.

주제를 정해두고,

주제에 대해 돌아가며 짧게 이야기한 다음에 쓰면 소재도 풍부해지겠구나 아하, 그리고 주제는 ..

제비뽑기로 정하면 재미있겠다.


그런 저런 상상들을

하나하나 실행에 옮긴 지 한 달이 막 지나고 있습니다. 그렇게 어제가 네 번째, 모임이었어요.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수요일 밤에 열서너분들이 모여주셨으니, 소심하게 성공했다고 웃어도 좋을까요. 다들,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다음 주에도 오겠다고 약조해주시니 저, 조금은 뿌듯해도 되는걸까요.



작년에 그런 글을 썼던 적이 있어요.

낮에는 옷을 팔고 밤에는 글을 쓰는데 -

마케터로 살아가는 것보다,

작가로 살아가고 싶은 생각이 자꾸 꿈틀댄다고.

그 때는 참, 그 상상이 저 멀리 꿈같이 느껴졌는데

네 번의 모임을 거쳐 오면서

아 어쩌면. 어쩌면 망상이 아닐지도 모르겠다고 느껴지는 밤입니다.


모임에는 저 포함, 작가를 꿈꾸는 분들이 몇몇 계세요. 어쩜 한 분 한 분의 글이 다 그렇게 참신하고 맛깔난지. 한 상 푸짐하게 차려진 잔치집에 놀러간마냥, 열 세 편의 글을 읽으며 행복하고 행복했습니다. 제 차례가 되어서 제가 쓴 글을 소개해야 하는데 소개보다 고백이 먼저 나오더라구요.


멋진 작가님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하다고.


글로 생각을 표현하고 그 생각을 나누는 일에 시간 쓰기를 아까워 마지 않는, 이미 충분히 멋지고, 이미 훌륭한 사람들. 한 사람 한 사람의 글에 내가 먼저 칭찬하려고 앞다투어 생각을 나누는 사람들.

이 따뜻한 모임에 공감하는 분들을 더 많이, 만나고 싶어졌습니다.

오래전부터 저를 알고 계신 분들도 좋고
흘러흘러 처음 이 글을 읽게 되신 분도 반갑습니다. 글을 쓰고 싶다면 함께.

일주일에 한 번씩 우리 쓰고, 이야기해요.

감사하게도 강서구의 지원을 받게 되어 모임 비용은 1원도 받지 않습니다, 그냥 글을 좋아하는 마음으로 가득찬 분들을 만나고 싶어요.

오래 오래, 우리의 표현력이 묻혀버리지 않게 - 서로 잊을만 하면 파헤쳐주는 좋은 친구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 이에요.


함께 글쓰실 분, 제 카톡 아이디 아시죠?

feys0514  기다릴게요 :-)



ps.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도 뿌듯함을 마구마구 안겨주는 카톡들. 글도 쓰고 좋은 인연도 만들고 얼마나 좋은지 - 왜 이제서야 했을까. 오픈카톡방으로 매주 주제를 올리고 모임이 끝나면 그 날 쓴 글을 올리고 있어요! 모임 장소는 서울의 강서구이지만,

카톡방으로 함께하고 싶으신 분들도 두 팔 벌려 환영합니다, 함께 글써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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