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도 잘 이해가 안 가.
왜 너는 나에게 만족해주지 않을까.
나는 네가 들어오고 싶어할 때,
군말 없이 나를 열어주었고
싫다고 내던질 때는 얌전히 내던져졌어.
처음, 내 끈을 푸르던 서툰 손길.
그래, 조금 당황했지만
네 마음대로 묶어놓은 그 리본도
그런대로 괜찮았어.
낯선 모습에 어정쩡하게 앉아있던 나를 보며
예쁘다고 연거푸 사진을 찍었지.
좀 이상한 애라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나는 그렇게 제멋대로인 너가 좋았던 것 같아.
우리 그래도 꽤 잘 지냈는데.
대리석이 잘 깔린 좋은 곳도 많이 가고
벚꽃이 곱게 날리는 공원에도 몇 번 갔어.
참 잘 웃던 너였잖아.
내 위에 올라탄 채로 웃던 네가 아직도 생생해.
좋다, 너무 좋다, 는 말을 입버릇처럼 했는데.
힘들어서 땀이 나도 -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가자고 했잖아.
내가 꼭 맞아서 좋다고 했던 너는
나보다 더 잘 맞는 누구를 찾아 간 거야, 뭐야.
한번은 그랬지, 이제 내 생김새가 마음에 안 든다고.
하지만 처음엔 내가 핑크 빛이라 좋다고 했잖아.
나는 내 몸과, 마음을 다해 너를 사랑했어
지금, 이 작고 좁은 신발장 안에 갇혀있기에는 좀, 억울하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