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많던 꿈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by 윤성씨


못한다, 가 머리에 가득차는 날이 있다.

무엇을 해야할 지 손에 잡히지가 않는다,

무엇을 해도 실패할 것 같기 때문이다,

무슨 짓을 해도 결국은 실패할 것이 확정되어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게다가,

남들은. 꼭 그 맘때, 주변을 빽빽하게 채운 주변인들은 너무 쉽게, 빨리 앞서 나간다.

나와 그들의 격차, 꼭 그만큼 초라해진다. 쓸모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자괴감과 절망감. 한숨과 답없는 고민의 꼬리.


당신의 말처럼 한 때는 나에게도 찬란했던 날이 있었다.

지금 밑바닥으로 느껴지는 것과 꼭같은 농도와 높이로 하늘 높이 솟구쳤던 날도 있었다.

그 날의 나는 자신감이 넘쳤었는데, 그 날의 나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패기와 열정

그 하나로 충분히 빛이 났었는데, 자신감, 그 하나로 아무것도 없던 내가 모든 것을 가질 수 있었었, 는데.


어디에 있을까,

그 날의 당당했던 나는 어디에 있을까,

어디에 묻혀버렸을까, 한 곳을 바라보며 꿈을 꾸던 나는,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그 순간에, 무언가를 해내면서 참, 즐거워하던,

뿌듯해하던 그날의 나는 어디에 있을까,

이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감사함이 사무치던, 아,

그 날의 행복했던 나는, 어디에 있을까.


섬이 된 기 분이다.

혼자. 혼자, 라는 말이 사무친다.

나는, 알고 있었다. 그러려니에 익숙해 지는 것이 어른이 되는 첫 발자국이라는 것을,

그러려니라는 말을 처음, 심장으로 내뱉기 전까지는,

당연히 혼자해야 하는 것이고, 당연히 누구도 나를 생각해 주지 않으며,

당연히 세상에 비해 나라는 존재는 작고, 미미하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그렇다고 비관적으로 되뇌이면서도, 나는,

그럼에도 51의 가능성으로 믿었었다,


그래도 세상은 따뜻하다고.

49의 차가움이 있더라도 51의 따뜻함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세상에 손을 뻗고 있기 때문에

살만한 것이라고, 내가, 51의 따뜻함에 0.01도라도 보탤 수 있다면, 그 것만으로도 나는,

혼자가 아닌 것이라고, 혼자 있어도 혼자가 아닌 것이라고, 믿었었다,

믿었기에 혼자가 아니었다. 믿을 수 있었기에 나는 자신할 수 있었다,

나는 세상에 비해 작을지언정 나름 쓸모,가 있고, 미미할지언정 분명 가치가 있다고.

아, 나는 그렇게 믿었었다, 할 수 있다고, 나는 할 수 있다고.


무엇이 그렇게 나를 무너지게 했을까,

무엇이, 그렇게나 순수하게 '가능성' 그 자체를 맹신했던 나의 순수를 깨버린걸까,

아무것도 가진 게 없어도, 믿음과 성실, 두 가지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었던

나의 열정을, 뜨거웠던 가슴을, 무엇이 그토록 야멸차게 부수어 버린걸까.


꿈을 꾸고 싶다, 간절하게.

누군가가 지정한 꿈이 아니라, 강요된 비전이 아니라,

내가, 나 자신이 뼈에 사무치게 소원하는 꿈을 꾸고 싶다.

누구도 앗아갈 수 없는, 돌아가더라도 그 방향이 빛나기에 힘을 얻을 수 있는,

진정 삶을 바쳐 이루고자 하는 단 한가지 비전을 갖고 싶다.

구체화되지 않은 채 심장을 덥히기만 하는 이 추상적인 망상이

얼마나 많은 눈물이 지나고 나야 정리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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