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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성씨 Feb 27. 2020

어제보다 나은 내일을 만드는 가장 확실한 방법

대한민국 자영업자 파이팅

아는 사람은 아는 이야기지만 나를 브런치에 푹 빠지게 만들어줬던 [있을법한 연애소설]은 다분히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한 글이다. 오랜 연애가 끝나고 헛헛한 마음을 달랠 곳이 없어 술과 남자에 절어 보내던 시절. 일어나는 에피소드들이 영화보다 더 드라마틱해서 기록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짓말과 진실을 적당히 버무려 쓰는 동안 나는 여자 주인공과 스스로를 종종 헷갈려했다. 엉망진창인 만남들, 거기서 거기인 사람들 사이에서 사랑 한 조각받아보겠다고 애쓰는 모습이 나와 판박이였다.

마음 놓고 사랑할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한 편을 마칠 때마다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이 마음을 열어도 괜찮을 남자이기를 바랐고, 실망했고, 또 바랬다. 그렇게 몇 번 반복하면 포기할 법도 한데 나는 참 끈질기게 사랑을 갈구했다. 당시의 나에게는 연애보다 더 중요한 게 없었던가 보다.
지금 남자 친구를 만난 건 소설을 절반쯤 써왔을 때였다.

'넌 참 좋은 사람인 것 같아.'

농담 반 감탄 반으로 했던 말이었는데. 남자 친구는 좋은 사람인지 아닌 지 한 번 만나볼래,라고 물었었다. 나는 반신반의하며 고개를 끄덕였고 1,030일을 만나면서 이 사람이 내가 찾아 헤매던 그 남자라는 걸 매일 실감한다.

키 크고(무려 190), 잘생겼고(특히 주름이), 자상하고, 나의 가장 찌질한 모습까지 사랑해주는 - 내 기준 가장 이상적인 남자 친구. 자랑을 하는 게 아니고 상상력의 '력'이 글자가 아니라 진짜 '힘'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다. 특히 글로 쓰면 무시무시하게 강력해진다.

소설을 쓰는 동안 종종 경험했다.

현실 남자 친구와 제주도 여행을 갔을 때 일이다. 여행을 떠나기 며칠 전, 글을 업로드했는데 - 여자 주인공이 체크인 날짜를 잘못 예약한 바람에 옆 호텔로 가게 되고, 그곳에서 남자 주인공을 만나는 내용이 있다.


https://brunch.co.kr/@feys514/92


그런데 현실 여행에서 내가 정말 체크인 날짜를 잘못 예약한 게 아닌가. 소설 속 여자 주인공은 로맨틱하게 새 남주를 만났지만 현실 속 나는 남자 친구에게 잔소리를 오만 바가지로 듣고 새로운 숙소를 구하느라 아주 혼이 났다. 소름 돋는 현실 이야기가 몇 개 더 있었지만 지금의 남자 친구가 보게 되면 심기가 불편할 수 있으니 말조심하겠다. 어쨌든, 부정적인 내용을 적으면 기가 막히게 그대로 이루어지고 무언가를 지속적으로 걱정하면 그 걱정대로 사건이 터지는 것을 종종 봤다. 상상은 정말 무섭다. 그래서 이 양날의 검같은 힘을 최대한 긍정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것이다.

나의 숙원사업이던 연애를 성공시킨 일등공신이 소설이었다면.
코로나 때문에 길바닥에 나앉게 생긴 미술 공방 선생님을 일으키는 것은 희망이 담긴 에세이면 좋겠다. [꿈꾸는 연남 공방]에 한 편씩 글을 쌓으면서 매번 상상한다. 인간 조윤성으로 당당하게 선한 영향력을 미치며 살아가는 모습. 축의금에 벌벌 떨지 않고 선물해야 할 때 뒤로 숨지 않는 모습을 꿈꾼다.


매일 그런 마음으로 글을 쓴다지만

미래를 긍정하는 것이 때때로 지치고, 지겹기도 하다.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 '그래도 한 번만 더'를 외치는 모습이 아무래도 궁상맞은 것이다. 그렇지만 한 편의 희망을 짜내리면서 언젠가는 성지 순례하듯 감탄하며 읽을 수 있는 기록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어젯밤에는 여름이 오기 전에 나아지길 바라는 상황을 까만 펜으로 꾹 꾹 적어 침대 옆에 붙였다. 매일 잠들기 전까지 읽다가 잠들 참이다. 현실 가능성은 '글쎄요'지만, 상상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코로나 감염자가 1천 명이 넘어가서 아무도 클래스 예약을 하지 않는 판국에 웃으며 잠들 수 있다는 게 어딘가.

혹시 얼어붙은 소비심리와 잔뜩 조성된 불안감으로 시무룩한 중이라면, 당신에게도 상상력이 필요할지 모르겠다. 오늘이라도 꿈같은 어느 날에 대한 글을 적어보자. 그리고 웃으며 잠에 들기를 바란다. 눈을 뜨면 어제보다 더 나은 내일이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당신의 이야기를 작품으로 만드는 Life Artist
조윤성

yscho@meahproject.com

010 7229 98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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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log.naver.com/feys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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