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드러진 봄, 흐트러지는 마음에게

by 윤성씨

회사를 세울 때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들었다.

비전이라고도 하고 목표라고도 하는 지향점이

내게도 있다면 그건 뭘까, 무엇이어야 할까.

고민하던 시즌이 있었다.

처음 떠오른 건 독거노인 분들의 고독사였고

그다음은 우울증이었고 포괄적으로 묶으니

한국의 자살률, 낮추는 데 기여하며 살 수 있다면

퍽 의미 있겠다고 생각했다.

2년이 지난 지금,

일의 방향도 사업 모델도 많이 바뀌었지만

그 시절 읽었던 통계 중 잊히지 않는 것이 있는데

이 기현상을 스프링 피크라고 했던가.



햇살이 좋고 새싹이 움트니 없던 기운도 살아나야 하는데

슬픈 숫자는 그렇지 않다.

전문가들은 일조량의 변화가 호르몬 불균형을 유발해서 생기는 감정 기복, 모든 것이 새로 시작하는 시기에 계획대로 안 되면 어쩌나 하는 불안, 만물이 소생하는 데 반해 나의 내면은 여전히 겨울이라는 상대적 박탈감 등 - 다양한 의견을 말한다.


현상은 하나인데 해석은 여럿인 상황이 꼭 봄 타는 소녀의 마음 같다. 재밌는 것이 [봄 타다]는 언어를 국어사전에서도

2. 봄기운 때문에 마음을 안정하지 못하여 기분이 들뜨다.

라고 쓰고 있다.


문자 그대로, 싱숭생숭한 봄.


사전에서도 그렇다 하니 뭐 하나 손에 잡히지 않고,

사소한 것에 부아가 치미는 내 심정도

그냥 봄 때문이겠거니, 해야겠다.

뭐하나 발로 차지 않으면 풀리지 않을 것 같던

뾰족한 마음의 이유가, 해사한 봄이라 참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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