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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성씨 Oct 24. 2024

언젠가 아기였던 우리 모두는.

당연한 이야기지만 우리 아기는 배고픈 걸 못 참는다. 밥 먹은 지 1시간 반이 지나면 입술을 씰룩이다가 울음을 터뜨리는데 남편이 아이를 안고 젖병을 물리며 말했다.


"너 왜 그렇게 울었어"


순간 나는 헐레벌떡 달려가 아이에게 다시 말했다.


"우리 아기, 배고프니까 울었지, 아직 말을 못하니까."


태어난 지 30일 된 아기에게 줄 말은 사랑의 말 밖에 없다.

목도 가누지 못하는 아기에게 도대체 무엇을 바란단 말인가.

할 수 있다면 몸에 주머니를 만들어 넣고 다니고 싶은 아기를 보며 세상의 좋은 말들을 떠올린다. 온갖 아름다운 말들을 꺼내 중얼중얼 흘려주다보면, 나도, 너도, 어린 날 우리의 어머니에게 그런 존재였구나, 깨닫게된다.

'세상에 하나 뿐인 소중한 우리 딸', 하며 쓰다듬는 손길에 나의 어머니, 어머니의 어머니가 겹치고 겹친다.


이 작은 아이가 2살이 되고 12살이 되고 32살이 되어도 나에게는 '세상에 하나 뿐인 소중한 우리 딸'이듯,

어쩌면 우리 모두 나이와 상관없이 소중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한다. 사랑의 말을 받기에 적당하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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