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 세번째 작품 <환절기>를 소개합니다.
전학을 앞둔 윤재는 등교길에 마주친 민서와 잠시간 대화를 나누지만, 그 잔상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새로움은 상실과 함께 찾아온다. 새로운 가게가 생겼을 때 그 자리에 있었을 다른 가게를 떠올리고, 봄이 찾아오고 있을 때 지나가는 겨울을 더 생각하게 되는 것처럼. 그래서 요즘 같은 환절기는 지나가는 계절을 순간으로 받아들이는 시간이 되어 가고 있다. 끝이 없을 것 같던 계절이 한 순간이 되는 것을 바라볼 때마다 ‘영원한 것은 정말 없구나’라고 덧쓰게 된다.
<환절기>에서 윤재는 가족의 장례를 마치고 전학과 이사를 앞둔 채 민서를 만나, 자신이 곧 마을을 떠남을 담담히 전한다. 다가오는 이별에 슬픔을 표현하거나 추억을 떠올리지 않고, 순간마다 흘러 없어지는 일상적인 대화로 채워나가는 하루는 마치 아무 일 없이 계속 이어질 것만 같다. 둘은 이 환절기를 어떻게 떠나보내고 있는 걸까.
윤재와 민서에게 순간은 시간이 지나면서 나에게서 점점 멀어지는 과거가 아닐지도 모른다. 민서가 영상으로 남겨둔 신발 끈 묶는 방법이 앞으로 윤재에게 남아있을 것처럼, 서로의 시간에서 함께 하며 태어난 순간들은 지금의 나를 구성하는 작은 조각들이 되지 않을까. 앞으로 다가올 수많은 변화들은 잠시 멀리 둔 채, 윤재와 민서는 순간이 될 지금을 조용히 함께한다.
제6회는 사전예매로 전석 매진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