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사랑의 롤모델 '엄마'

by 김성희

"세상에서 부모가 되는 일보다 더 중요한 직업은 없다. "

-오프라 윈프리-


엄마의 사랑은 문어의 모성애와 닮아있다.

문어는 최대 약 10만 개의 알을 낳을 수 있다고 한다.

알을 낳은 문어는 자식을 부화시키기 위해

5-7개월을 먹지도 자지도 않은 채 자신의 새끼를 지켜내고

알이 부화하는 모습을 마지막으로 지켜본 후 생을 마감한다.

자식에게는 아낌없이 내어주는 엄마의 위대한 사랑 앞에

저절로 숙연해지고 감동이 밀려온다.


나는 부모님에 외 타인에게 사랑을 받는 것에 익숙지 않았다.

받는 사랑은 그저 불편함과 꼭 갚아야 할 의무감으로 다가왔다.

우리는 늘 사랑은 주는 것이라고 배웠다.

먼저 사랑을 주고, 먼저 마음을 주고, 먼저 챙겨주고....

나에게 사랑은 늘 주는 것이었으므로.

사랑을 받는 법을 알지 못해 어떻게 받아야 할지 몰랐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나는

부모에게 무한한 사랑을 받는 법을 배웠다.

어쩌면 그 사랑이 너무 커서 감히 어떻게 받아야 할지를 몰랐을지도 모른다.


엄마가 돌아가셨을 때

내 기준에 정말 가까운 지인 외에는 알리지 않았다.

그런데 뒤늦게 소식을 전해 들은 분들이 내게 조의금을 전달하려고 했다.

나는 그분들의 성의를 마음만 받겠다고, 고맙다는 인사와 정중히 거절해 돌려보냈다.

조의금을 거절했던 나에게 작가님 한 분이 메시지를 남겼다.

"성희님 잘 받는 것도 공부예요. 부디 사람들의 마음을 거절하지 마세요."

나는 순간 아만심으로 가득하고 타인을 향한 배려심이 없는

하찮은 인간이 되어버린 듯했다.

그럼에도 마지막까지 모든 조의금을 받지 않았다.

그분의 말씀은 오랫동안 내 마음에 남아서 나 자신을 돌아보게 했다.

인간관계에서 서로 주고받은 사랑은 무엇일까?

마음을 거절받은 사람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나는 사랑을 받을 준비조차 되어있지 않은 사람이었고

사랑을 받는 법을 정말 모르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사랑 앞에서는 더 사랑하는 자가 약자가 된다.

한편으로 이 말이 나에게 아프게 다가온다.

주기만 하는 사람은 받는 방법을 모르고

받기만 하는 사람은 주는 방법을 모른다.

그래서 사랑은 늘 짝사랑일지도 모른다.

사랑의 표현은 모두 다르므로 사랑은 측정불가.


부모의 자식사랑은 영원한 짝사랑일지 모른다.

주기만 하는 사랑,

아프기만 하는 사랑,

더 간절한 사랑.

그래서 더 불안하기만 한 사랑.

자식을 바라보는 부모의 마음은 넘치는 사랑 앞에 늘 약자가 된다.

아무리 모진 말을 퍼부어도

"내가 못난 부모라서..."라는 말로 자책하며

미안하다는 말을 자식에게 수도 없이 건넨다.

그 아픈 가슴은 자식의 무탈함과 행복으로 치유된다.

자식이 행복하다면, 부모에게 힘든 모든 것들은 물거품처럼 사라질 아픔들이다.


부모의 사랑은 그저 주기만 하는 사랑.

자식은 부모의 사랑을 늘 받기만 하는 사랑.

부모는 자식에게 받는 사랑이 불편하다.

단 한 번도 자식에게 사랑을 받는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서.

자식은 엄마의 삶을 자양분 삼아 하나의 인간이 된다.

부모에게 자식은 늘 어린아이와 같다.


시간이 흘러 되돌아보았을 때 자식은 어른이 되어있고

당신은 많이 늙어있음을 실감할 뿐이다.

좀 더 좋은 엄마가 되지 못했음을 늘 미안한 마음일 테지.

자식들은 나보다 더 좋은 부모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라는 것을

부모가 되고 엄마가 되어 알게 된 깊고 넓은 엄마의 무한한 사랑.

그 가슴 뭉클한 사랑의 롤모델 나에겐 늘 엄마라는 것을...

힘이 들 때면 엄마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괜찮아 내 딸, 괜찮아 내 딸"이라고....

나는 이 말을 언젠가 힘들어할 내 딸에게 똑같이 말해주겠지.

내가 엄마에게 받은 사랑처럼....

사랑을 주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다면

나는 기꺼이 자식을 사랑하겠노라고.

내 엄마, 당신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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