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싹 속았수다 대사중
아이가 방학을 했다.
전업 주부인 나 혼자 아이의 24시간을 온전히 책임져야 한다.
그 전에는 학원이라도 다녀와서 숨쉴 틈이 있었는데
방학과 동시에 고관절에 활막염증이 생겨 일주일간 운동은 절대 안되고 집에서 안정을 취해야 되는 상황.
첫날은 아이 친구가 오기로 해서 그나마 버틸 수 있었는데
이튿날이 되자 아침부터 쏟아지는 온갖요구로 정신을 차릴 수 가 없었다.
원래 나의 루틴대로라면
새벽 5시에 일어나 유튜브 관련 수업도 듣고, 주식 차트 보면서 익절, 손절, 신규진입 여부 파악도 하고
호주 갈 짐도 정리하고
당근도 해야 하는데
아이랑 있으니 이 모든걸 하나도 할 수 없었다
그러면서 속에서 짜증이 솓구쳤다
그렇게 저녁이 되고 남편이 간만에 일찍 와서 아이와 셋이 나란히 누워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데
아이가 불쑥 엄마가 같이 영화도 안봐주고 주식만 했잖아! 란다
그 말에 내가 언제! 라며 아이와 구차하게 싸웠다
그러면서 든 생각이 왜 내가 스스로 내 소중한 하루를 이렇게 지긋지긋하게 보내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혼 8년만에 생긴 소중한 아들.
여지껏 학원만 다니다가 방학이라고 처음으로 집에서 아무것도 안하고 쉬어서 너무 좋은 아들인데
나 하고 싶은 거 못한다는 생각에
아이한테 짜증 내며
아이와 나의 소중한 하루를 왜 망치는지.
당장 엄마만 봐도 암 걸리고 나서 하루를 죽지못해 사는데
나는 그런 것도 아니고.
하루가 얼마나 소중한 선물인데
하루를 지옥처럼 보내고 있는건지.
멀리 있는 것 때문에 눈 앞에 있는 행복을 놓치고 있었다.
내 아이. 크면 엄마품 더이상 찾지 않을텐데
이 시기를 귀찮아 하고 즐기지 못하는건
인생에 대한 유기다.
내가 왜 이렇게 아이와 시간을 즐기지 못할까?
바로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항상 뭔가 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간에 쫓기기 때문이다.
여유가 없으면 항상 탈이 난다.
아빠랑 마산 갔을때 충분히 깨달았으면서
또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자.
급하게 하려다 무리하면 꼭 사고가 되더라.
여유가 있어야 타인과 관계도 유해진다.
아이도 남편도 여유를 갖고 대하자.
여유를 갖지 않을 이유가 하나도 없다
여유를 갖고 하루를 선물같이 신나게 보내자.
아이와의 시간을 즐거워하자.
다시안올 시간이니까.
앞으로 친정에 머물 열흘 동안에도
엄마를 위한 건강식 요리 즐겁게 하고
아들과 서울 나들이도 가고
후회없이 지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