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재미
돌이켜 보면 예전에 어렸을 때는 뭐든 재미있었습니다. 동네 골목길에서 작대기와 돌멩이 하나 주워와서 놀아도 재미있었고, 심지어 그런 도구 없이 맨 몸으로 ‘치기 장난’이나 ‘다방구’, ‘숨바꼭질’을 하면서 뛰어다니기만 해도 참 재미있었습니다. 술래는 잡으려고 기를 쓰고, 다른 아이들은 술래한테 잡히지 않으려고 기를 쓰고, 그 가운데 묘한 스릴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사는 재미가 어때?”라는 질문을 받으면 선뜻 “아주 좋아! 사는 게 참 재미있어!”라고 웃으면서 대답하는 분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하긴 요즘은 어린이들도 학원 공부에 치여서 재미를 잃고 사는 경우가 많은 시대긴 합니다. 그러다 보니 백세시대에 겨우 절반도 못 미치는 40대에 들어섰는데도 “재미? 재미가 뭐야?” 이렇게 되는 분들이 정말 많은 것 같아요. 직장에서도, 소위 잘리지 않는 게 다행이고, 물가는 오르는데 월급은 제자리고, 아이들은 벌써 품밖의 자식처럼 느껴지고, 부부사이도 서로 데면데면해진 지 오래고, 뭐 이렇다 보면 사실 ‘재미’란 말이 ‘외계어’처럼 들릴 지경이 되겠지요.
그렇다면 어른이 되고 특히 중년이 넘어서면 재미없이 사는 게 당연할까요? 그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아시다시피 그런 보통의 삶에서, 내가 좋아하는 차 한 잔, 내가 좋아하는 시 한 수, 내가 좋아하는 음악 한 곡 등, 나만의 작은 재미를 찾는 건 바로 나 자신의 몫이잖아요.
전 얼마 전 용기를 내어 청소년들 틈에서 드럼을 배우고 연습하고 있는데, 박치가 어떻게 드럼을 치겠나 싶었지만, 저 스스로는 참 재미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