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재무장

Afd

by 기린


독일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해외에 상설 군대를 배치하며 재무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7년까지 리투아니아에 약 5,000명 규모의 기갑여단을 상시 주둔시키기로 했으며,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독일이 선언한 ‘차변(Zeitenwende, 전환점)’ 안보정책의 일환이다. 이에 따라 독일은 1,000억 유로의 특별 국방예산을 투입했고, 이는 독일을 세계 4위 규모의 국방비 지출국으로 만들었다. 신정부는 부채 제한 규정을 완화하며 GDP 대비 5%에 해당하는 국방·안보 예산(국방비 3.5%, 인프라 등 관련 항목 1.5%)을 설정했고, 이는 연간 2,150억 유로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군은 나토의 ‘중심 축’이 되는 것을 목표로, 공군방어, 정밀타격 능력, 탄약 비축, 병력 확대 등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낡은 조달 시스템, 과도한 규제, 군 조직의 관료화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예컨대 IRIS-T 방공 시스템은 우크라이나에서 검증됐음에도 독일 내부에선 여전히 테스트 중이며, 일부 규정은 임신한 여성의 탑승 여부까지 고려할 정도로 경직돼 있다는 지적이 있다. 국방부는 개선을 위해 '계획·조달 가속화 법안'을 추진 중이나, 단순한 규제 완화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다. 독일 사회 전반에서는 군에 대한 인식이 변하고 있으며, 거리에서 군인에게 "서비스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는 시민들도 등장했다. 여론도 국방강화를 지지하는 방향으로 이동 중이며, 징병제 부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현재 독일군은 목표 병력 203,000명에 미달하는 180,000명 수준이며, 나토 기여를 고려할 때 2029년까지 예비군 포함 10만 명의 추가 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18세 남성 대상의 의무 설문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며, 여성 포함 확대 시에는 헌법 개정이 요구된다. 동독 지역 등 일부에서는 나토 확대나 무장에 비판적인 시각도 여전하지만, 독일의 안보 정책이 장기적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흐름은 명확하다.

https://www.economist.com/europe/2025/06/04/germany-is-building-a-big-scary-army

재무장하는 독일, 그리고 그 안에서 자라는 그림자

독일이 본격적인 재무장에 나섰다. 외부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국방비를 대폭 늘리고, “유럽에서 가장 강력한 재래식 군대”를 만들겠다는 계획까지 세웠다. 흥미로운 점은 이 재무장 움직임이 단순히 안보 강화를 넘어, 정치 내부의 흐름과도 맞물려 있다는 것이다.

최근 독일에선 극우 성향의 대안당(AfD)이 빠르게 세를 불리고 있다. 이들은 ‘강한 독일’, ‘강한 군대’를 내세우며 여론을 장악하고, 점차 정치적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물론 오늘날의 독일은 과거와 전혀 다른 국가이며, 나치 시대와 같은 비극이 반복될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군사력 강화가 내부 정치세력의 명분이 되고 있다는 점은 결코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더욱이 이번 군사력 강화는 단순한 무기 증강에 그치지 않는다. 독일 정부는 채무규율(부채 브레이크)을 완화하며 대규모 국방 지출이 가능하도록 재정을 재편했고, 이를 통해 독일군의 직접적 확장뿐 아니라 EU와 NATO라는 다자적 틀을 이용한 간접적 군사력 확대도 꾀하고 있다. ‘독일군’이라는 이름 대신, ‘유럽 안보’라는 대의를 통해 정치적 부담을 덜고, 실질적 영향력을 확보하는 전략이다.

또한 "유럽에서 가장 강한 재래식 군대"라는 표현은, 단순히 러시아 견제만을 의미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핵무기를 보유한 프랑스와의 미묘한 군사 주도권 경쟁의 신호일 가능성도 있다. 유럽은 러시아라는 명확한 외부 위협 앞에서 어느 때보다 단결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내부 권력구조 재편의 움직임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우연의 일치일까, 아니면 시대적 흐름일까. 세계 곳곳에서 군사력 강화가 명분을 얻는 지금, 독일의 재무장과 극우 세력의 부상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모습은 단순한 한 국가의 변화가 아닌, 국제 질서 전환기의 한 단면처럼 보인다. 중요한 건, 이런 변화가 어디로 향할지 끝까지 지켜보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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