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책의 작은 시집 (6) 바람과 흙

by 푸른책

바람이 와서 내 이름을 부른다.

나는 대답하지 않고

그냥 웃는다.


흙 위에 누워 바라본 하늘,

그곳에는 내 집이 있다.


논리는 바위처럼 무겁고,

허무는 강물처럼 깊어도

나는 그 사이에 피는

작은 들꽃이고 싶다.


하늘은

아무 말 없이 나를 감싸고,

햇살 한 줌으로

내 눈을 감기게 한다.


나는 그분 손끝에서
가볍게 흔들리는
풀잎이 된다.

삶이란
바람 따라 떠도는 먼지,
그러나 그 먼지에도
빛은 머무르지 않는가.

나는 오늘도 걸으며
빛을 따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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