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줄 요약)
뇌의 구조를 이해하려면 발생 과정에서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먼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신경계는 외배엽에서 기원하며, 신경판이 접혀 신경관이 형성되는 신경배형성 과정을 거친다.
신경관의 앞쪽 끝이 팽창해 전뇌, 중뇌, 후뇌로 나뉘며, 이는 각각 고차원적 사고, 감각 정보 처리, 자율 신경계 조절을 담당한다.
결론: 뇌의 구조와 기능은 발생 과정에서 형성되는 방식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이를 이해하면 뇌의 작동 원리를 보다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뇌의 구조를 이해하려면 근본적으로 어떻게 뇌가 생기는지를 이해하는 편이 좋다. 왜냐하면 뇌의 구조별 이름이 발생 과정에서 어디에 있는지에 따라서 붙여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니 먼저 뇌를 포함해 신경계 전체가 만들어지는 초기 단계를 먼저 살펴보자.
사람의 배아는 위치에 따라 내배엽(endoderm), 중배엽(mesoderm), 외배엽(ectoderm)의 세 부분으로 구분되는 편평한 판상 구조에서 시작한다. 물론 모든 생물이 세 부분으로 나뉘는 것은 아니고, 해파리같은 동물은 내배엽과 외배엽만 가진다. 그렇지만 사람처럼 보통 척추동물 - 특히 좌우 대칭인 동물들은 대개 내·중·외의 삼배엽으로 발생을 시작한다.
노란 내배엽에서는 대두분의 장기의 내강을 덮는 표면 구조가 형성되고, 붉은 중배엽에서는 골격과 근육이 생겨난다. 그리고 우리가 관심있는 뇌는 거의 대부분 외배엽에서 시작한다. 후기 낭배(Late gastrula)에서 외배엽의 일부가 안쪽으로 접혀들어 보라색 부분이 되는데, 이것이 바로 신경계의 기원인 신경판(neural plate)이다. 이 신경판이 접혀가며 신경고랑(neural goove)과 그 벽인 신경주름(neural fold)이 만들어지고, 접힌 부위가 완전히 융합되어 원형을 이루면 8번째 그림처럼 외배엽에서 떨어져 내부에 신경관(neural tube)이 형성된다.
신경계는 뇌, 척수를 포함한 중추 신경계와 그 외의 말초 신경계로 나뉜다. 그리고 중추 신경계는 아까까지 말한 신경관에서 기원한다(말초 신경계는 그림에는 없지만 신경관이 떨어지며 외배엽에 남은 부위인 신경능선(neural crest)에서 기원한댜). 그리고 이 전체 과정을 신경배형성(neurulation)이라고 부르고, 이 과정은 인간 임신 초기, 3~4주차 사이에 발생한다. 그래서 의사가 태아의 뇌 손상이나 무뇌증(無腦症)을 1달 안에 확인해 잘못 되었을 경우 임신 중절을 권하기도 한다.
※엽산(Folic Acid) 보충제 섭취은 신경관 결손을 예방한다고 한다. 그래서 산모에게 권해지는 것.
신경계에서 일반적으로 앞쪽을 부리쪽(roastal), 뒤쪽을 꼬리쪽(caudal)이라고 부르는 관습이 있다. 그리고 신경관의 가장 부리쪽 끝에서 뇌가 만들어지기 시작한다. 신경관의 끝부분이 팽창해 3개의 일차 뇌소포(primary vesicle)로 나뉘는데, 뇌의 모든 구조가 바로 이 3개의 소포에서 만들어진다. 셋의 이름은 각각 가장 부리쪽의 소포는 전뇌, 그 다음은 중뇌, 마지막이 후뇌다. 전, 중, 후라는 말처럼 영어 이름도 forebrain, midbrain, hindbrain이다.(fore는 앞, mid는 가운데, hind는 뒤라는 의미의 접두사다)
※다른 영어 이름으로는 prosencephalon(그리스어로 pro는 앞, encephalon은 뇌), mesencephalon(me는 가운데), rhombencephalon(rhomb는 마름모라는 뜻. 모양에서 따온듯 하다)이라고도 불린다.
개인적으로는 이 전뇌, 중뇌, 후뇌가 무협지에 나오는 단전의 개념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무협지에서 단전에 3가지 종류가 있다고 하는데, 내공이 담기며 육체를 다루는 하단전과 하늘과 연결되어 신통력과 영능력같은 초월적인 정신을 다루도록 해주는 상단전, 그리고 그 둘을 연결하는 중단전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무공을 쓰는 사람들과 신통력을 다루는 무녀가 함께 무협지에 나와도 이를 단전이라는 하나의 개념으로 설명해 모순을 없앨 수도 있고, 여러모로 요즘 무협지에서 자주 나오는 설정이다.
그런데 이게 뇌도 전뇌로 갈 수록 더 추론이나 감정과 같은 고도의 정신 작용을 담당하고, 후뇌로 갈수록 감각정보의 처리와 자율 신경계의 조절 등 육체적인 기능을 담당한다. 물론 무협지의 단전과는 전혀 관련이 없지만, 우리의 뇌의 발달에도 이러한 경향성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두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