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인(歸因, attribution)
'도대체 왜?'
인생은 B(birth)로 시작해서 D(death)로 끝나는 것,
그러나 신의 축복으로 B와 D사이에 세 개의 C가 주어졌다.
선택 Choice, 기회 Chance, 변화 Change
- 장 폴 샤르트르 -
어떤 일이 일어나면 반드시 결과가 나타난다. 결과가 좋다면 성공, 좋지 않다면 실패가 된다. 누구나 좋은 결과, 성공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런 바람이 현실로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 목표를 세웠지만 마음먹은 대로 잘 안돼요'
마음먹은 대로 되는 세상이면 좋겠지만 그런 세상은 쉽게 주어지지 않는다. 하는 일마다 첩첩산중처럼 치러야 할 대가가 널려있다.
와이너(B. Weiner)의 귀인 이론(歸仁理論, attribution theory)이 있다. 귀인(歸因, attribution)은 사람들이 자신이나 타인에게 일어난 일에 대해 원인을 찾으려는 경향을 말한다. 귀인 이론은 어떤 사람이 목표를 세웠을 때 그 결과에 성공했거나 실패를 했을 경우 그 원인을 어디에서 찾는가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이론이다. 목표에 대한 결과가 성공이나 실패로 나타났을 때 '왜?'라는 질문을 하게 되면서 성공과 실패의 원인을 설명할 수 있게 된다. 귀인을 통해 나를 이해하게 될 뿐 아니라 다른 사람에 대한 이해가 이뤄지게 되는데 이러한 이해의 과정을 통해 그다음 행동이 결정이 된다.
자신의 목표한 바의 성취결과를 해석할 때 가장 흔하게 그 원인을 내부적 원인에서 찾느냐, 외부적 원인에서 찾느냐로 나눈다. 귀인의 종류에는 '노력, 능력, 운, 과제 난이도'로 나타낼 수 있으며, 노력과 능력은 내적 요인, 운과 목표 난이도는 외적 요인으로 말한다. 여기서 내적 요인은 자신이 할 수 있는 노력이나 능력이기 때문에 자신이 어느 정도 수위조절을 할 수 있다. 노력이 부족했다면 더 노력을 하면 되고 능력이 부족하다면 능력을 채우기 위한 전략을 세우면 된다. 그러나 문제는 외적 요인이다. 운이나 목표에 대한 난이도는 한 사람의 노력으로는 통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어쩔 수 없는'요인에 속한다. 와이너는 외적 요인보다는 내적 요인에 집중해야 자신이 목표한 바를 성취할 수 있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남 탓, 환경 탓보다는 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고 목표를 수정해 나가는 자세를 말한다.
A는 소개팅에 나가 여자 친구를 소개받았다. 새로운 만남에 잔뜩 기대를 하고 나갔으나 애프터 신청을 하지도 못하고 거절당했다. A가 문득 드는 생각은 '왜?'이다. '내가 왜 거절을 당했을까?'를 생각하면서 '내 외모가 별로였어, 내가 성격이 소심해서 말주변이 없어서 그랬을 거야'라 여겼다면 거절당함의 원인을 내적 요인으로 돌리는 것이다. 이럴 경우 외모나 성격은 A가 손쉽게 변화시킬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A의 좌절감은 더 큰 좌절을 낳게 된다. 내적 요인으로 결론지은 A라면 앞으로의 소개팅에서 자신감이 떨어져 더 좋은 인연을 놓치게 되는 경우를 예측할 수 있다. 거절당한 원인을 자신에게 있는 원인만 탓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에게 있을법한 원인도 함께 보면 좋다. '아. 그녀가 찾는 스타일이 아니었나 보다. 그녀가 그때는 기분이 안 좋았나 봐. 나랑 인연이 아닌가 보다'라며 외부적 원인도 찾아서 균형감 있게 원인을 찾아볼 수 있어야 한다.
친구들에게 왕따 경험을 한 학생의 경우 '왜?'라는 질문을 스스로 하게 된다.
'나는 왜 왕따가 되었을까?'
왕따에 해당하는 이유에 대해 생각을 곱씹으며 자기 스스로 이 상황이 이해가 될 때까지 고민하게 된다. 왕따의 원인을 '자신의 외모'라고 생각하는 경우 이 원인을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요인에 초점을 맞춘 경우이다. 이러한 요인으로 귀 인하게 되면 자신이 어찌할 수 없는 요인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나는 계속 왕따 당할 거야'라는 생각에 사로잡히게 된다. 자신의 노력이 아무런 소용없음을 알고 더 이상 노력을 하지 않고 스스로 왕따가 되는 것을 자포자기하듯 받아들이게 되는 격이다.
왕따의 원인을 '내가 친구관계에서 부족한 게 있을까?'라고 생각하는 경우 자신의 부족한 점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다른 사람들의 피드백에 주의를 기울이게 될 것이다. 자신의 부족한 점을 채우기 위한 노력이 행동으로 이어진다. 자신이 이 상황을 바꿀 수 있다는 변화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 문제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지속적인 시도를 하는 행동으로 이어진다.
이렇듯 어떤 일의 성패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그다음 행동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성공의 경험이 쌓이면 그 사람의 마음도 안정감을 느끼며 자신감을 갖게 된다. 실패의 경험이 쌓이면 미래가 불안정하고 그나마 있던 자신감도 사라져 일을 그르치게 될 수 있다. 어떤 결과를 살펴볼 때 한 가지로 규정짓는 오류는 범하지 말아야 한다. 요모조모 따져보고 성공이든 실패든 균형감 있게 살펴보자.
사람들이 자신이나 타인에게 일어난 일에 있어서 원인을 알고 싶어 하는 이유가 있다. 귀인은 자신이 예측했던 대로 되었을 때보다는 예측을 빗나갔을 때, 자신에게 있어서 긍정적인 상황보다는 부정적이고 고통스러운 일에 대해 더 쉽게 일어난다. 이렇게 사람들이 귀인 하려는 성향이 나타나는 이유는 알 수 없는 세상에 대해 더 적극적으로 예측하고 안정적으로 대비하기 위함이다. 이러한 안정감을 얻기 위해 자신과 외부의 요인들을 통제하고 규정지으려는 태도가 나타난다. 이는 자신을 위험으로부터 지켜내기 위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귀인의 과정은 순식간에 일어난다. 자신이 귀 인하고 있다는 사실조차도 모른 채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과정이다. 사람들은 귀인을 통해 자신의 행동을 어딘가에게 귀속시키려는 경향이 있다. 우울한 사람들은 자신에게 일어난 일의 원인을 상황은 무시한 채 자기 자신의 실수나 부족함에서 찾는 실수를 범한다. 또 지나치게 외부요인에서 찾는 사람들은 남 탓하는 데 습관이 돼서 타인과 사회의 부정적인 면만 보려는 경향이 있다. 입만 열면 불평불만을 토해내기 때문에 그 사람들 곁에는 사람이 없다.
귀인의 태도는 한 사람의 삶의 질을 좌우한다. 또한 다른 사람에 대한 태도, 행동, 대인관계에 영향을 준다. 내가 하고 있는 생각이 논리적이고 근거가 있는 생각인지, 내가 하는 행동이 무기력감으로 인한 포기는 아닌지 생각해 보자. 내가 할 수 있는 것(통제 가능한)에 귀인을 하고 있는지, 내가 할 수 없는 것(통제 불가능한)에 귀인하고 있는지 점검한다면 상황을 예측할 수 있고 원하는 바를 이루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