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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꽂쌤 Mar 03. 2023

불안

불안!! 과하면 사고 치고 없으면 위험하고

이 세상에 불안하지 않은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인간의 심리에 대한 연구가 제대로 확립되지 않은 프로이트 이전에는 심리적인 충격으로 인해 생기는 분열증상이나 해리 같은 증상을 보일 때 '귀신이 들렸다' 또는 '미쳤다'라고 생각했다. 프로이트를 기점으로 인간의 심리에 대한 심층적 연구가 이루어졌는데 그는 불안에 대해 '명확한 대상이 없는 상태에서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라 말했다. 


불안은 위험이 가까이에 있음을 알려주는 신호이다. 이는 생존이 걸린 문제이므로 우리의 삶에 있어서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불안하기 때문에 준비를 하고 불안하니까 노력도 하는 것이다. 적절한 불안은 우리를 안전하게 한다. 불안하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머리가 하얘지며 손에 땀이 난다. 입도 바짝바짝 마르고 화장실도 자주가며 소화도 되지 않는다. 이러한 신체증상 역시 심리적으로 불안하기 때문이다. 


아주 원시적인 시대에는 인간이 살아남기 위한 수단으로 불안이 사용되었다. 방심했다가는 잡아먹히기 십상이므로 최대한 만반의 준비를 해서 주변을 살피고 경계해야 했었다. 이러한 준비과정은 당연한 적응의 과정이고 생존전략으로 인정된다. 그러나 지금은 원시시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불안한 사람들이 많다. 길거리를 가다가 사자에게 잡아먹힐 위험은 없어졌지만 일상적인 불안은 도처에 깔려있는 듯하다. 긴장 속에 살고 눈치 보며 살기 때문에 하루라도 편한 날이 없다.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 직장생활로 오는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 미래에 대한 불안 등은 어찌 보면 아주 정상적인 불안에 속한다. 


효과적으로 불안을 처리할 수만 있다면 목표를 이루거나 인간관계에 도움받을 수 있는 단서가 된다. 학생이 시험공부를 할 때의 불안은 공부를 더 할 수 있는 동력이 된다. 하지만 불안도 과하면 탈이 난다. 갑자기 눈앞에 캄캄해지고 머릿속이 텅 빈 것 같은 느낌으로 시험을 망쳤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과도한 불안을 다루지 못해서 생기는 안타까운 일이다. 불안이 커지면 우리 몸과 마음은 잔뜩 긴장을 한다. 각성상태가 되면 충분한 휴식이 어렵고 예민해진다. 결정을 내릴 때도 어찌할 바를 몰라하며 간단한 일도 처리하기 어려워한다. 구체적으로 무엇 때문에 불안한지 몰라서 모호한 상태가 되면 실체 없는 환경 탓, 주변 탓, 남 탓으로 돌리기 쉽다. 


불안이 주는 기분은 탐탁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나쁜 것으로 인식한다. 그러나 불안이 주는 신호를 제대로 감지한다면 무엇에 집중해야 할지 방향 잡기가 수월하다. 적절한 불안은 우리가 놓치기 쉬운 정보를 찾게 도와주며 좀 더 완성도 있게 도움으로써 일의 성과를 높인다. 불안은 우리가 어떤 일을 함에 있어서 좀 더 제대로 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불안을 우리의 삶에 활용하려면 불안이 주는 메시지에 귀를 기울여보자. 무슨 말을 하려는지 들어보자. 


미루는 습관이 있는 사람들은 불안을 최대한 미뤄놓는 사람들이다. 미리미리 일을 처리하는 사람들은 불안을 훨씬 더 일찍 느끼는 편이다. 그렇다고 해서 불안을 빨리 느끼거나 불안을 늦게 느끼는 것만으로 일의 성공이 좌우되지는 않는다. 늦게 한다고 해서 게으르다거나 일찍 끝낸다고 해서 성실하다는 의미로 구분하지는 말자. 하려던 일이 얼마만큼 좋은 결과를 내고 긍정적인 효과를 냈는지 살펴보게 되면 불안을 맞이할 시기를 알 수 있다.


불안을 어떻게 다뤄야 할까. 불쾌하고 긴장감을 준다는 이유로 성급하게 없애는 데에 에너지를 쏟게 되면 폭식이나, 약물, 알코올 등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불안을 잘 이용하면 삶에 활력이 되지만 부정적으로 활용하면 잘못된 방향으로 쉽게 빠질 수 있으니 경계해야 한다. 불안이 적절한 수준 이상으로 치닫게 되면 판단오류가 생긴다. 집중력이 저하되고 산만하며 말의 앞뒤가 안 맞고 일관성 없는 모습을 보인다. 짜증과 볼멘소리를 하며 불안이 주고자 하는 의미를 엉뚱하게 해석한다. 


불안을 잘 사용하는 사람은 공부를 할 때 집중할 수 있다. '불안할만하니까 불안한 거다'라 여기며 자연스럽게 불안을 받아들이면 원하는 결과를 만족스럽게 얻어낼 수 있다.


불안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자연스레 따라오는 단어가 '완벽주의'이다. 완벽주의는 회사에서 일의 업무능력을 높여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회사입장에서는 환영할지 몰라도 이를 통해 주변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할 수 있다. 만약 완벽주의를 가진 사람이 직장 상사라면 부하직원도 자신처럼 해내야 한다는 기준을 세워두고 있기 때문에 부하직원이 하는 일에 만족할리 없다. 이러한 상사를 둔 부하직원도 상사를 결코 만족시킬 수 없다는 생각이 들면 무기력해진다. 결국 '나는 상사를 만족시킬 수 없고 회사에 도움이 안돼'라는 생각이 들면서 퇴사를 고민하게 된다. 


완벽주의는 사람마다 다르게 사용된다.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을 다그치면서 완벽성을 추구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완벽한 선택을 하기 위해 충분히 시간을 두고 고민을 많이 하여 자신의 선택이 엇나가지 않게 애쓰는 완벽주의도 있다. 고민은 길게 선택은 짧게 하는 경우인데 완벽주의를 잘 활용한 예로 들 수 있다. 불안 때문에 자신이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결정해 버리는 과오를 범하지는 말자.


과도한 불안 때문에 일을 그르치지 않으려면 대안을 마련해 두면 좋다. 발표를 한다면 발표준비를 미리 하고 시험을 본다면 시험준비를 조금씩이라도 준비해 두어야 한다. 아무런 준비 없이 불안하다고 탓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준비와는 상관없이 시험 당일 찾아오는 불안은 호흡법을 통해 심신의 이완을 돕도록 한다. 불안은 모르 척하고 눌러두면 문제가 되지만 '불안! 너 왔구나. 알았어. 내가 잘 맞이해 줄게'라는 태도를 취하면 오히려 잠잠해진다. 불안은 그 자체로 위험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불안은 분명 우리들이 불편하게 느끼는 감정이다. 그러나 불안감이 없는 사람은 현실적인 생활에 있어서 크고 작은 어려움이 생긴다. 삶은 위험하며 어떤 위험한 상황에 놓일지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불안을 완벽하게 없애려 하기보다는 삶의 불확실성에 대해 자연스레 받아들일 여유도 필요하다. 불안은 우리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감정이므로 불안이 주는 신호를 제대로 읽어내면 좋다. 불안이 하려는 역할을 허용해 주자.


지금 이 순간 불안하다면 그 불안은 당신에게 무슨 말을 하려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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