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와 그들
우리가 한 번쯤은 겪었을 법한 청춘의 이별에 관한 중국 영화 ‘먼 훗날 우리(Us and Them)’는 눈에서 만나 눈에서 헤어진다.
좋아하는 일본 소설 ‘설국’은 눈에서 시작해서 불에서 끝난다.
청춘 각자의 희망을 가지고 북경에 상경한 두 젊고 사랑스러운 남녀 린젠칭, 펑샤오샤오.
춘절을 맞아 폭설의 기차에서 우연히 만나 그들은 인연이 된다.
그 인연이 친구가 되고, 서로를 진심으로 생각하는 절친이 되고, 서로를 위로하며 술과 눈물에 취한 어느 날 그들도 서로에게 취하고 둘의 몸은 포개진다.
서로의 감정은 확인했지만, 린젠칭과의 우정을 잃는 것이 두려운 샤오샤오는 린첸칭의 전화를 피하다 결국 얘기한다.
“나랑 계속 친구로 지낼 수 있어?”
결국 그들은 연인이 되지만,
우정은 서로의 자유를 지켜주는 관계이며, 사랑은 서로의 자유를 기꺼이 흔들어 놓는 관계라고 할 수 있기에, 우정이 사랑으로 넘어가는 순간 관계의 끝은 더 빨리 올 수 있다는 슬픈 기시감이 마음속에 물든다.
여자는 떠난다. 남자는 여자를 붙잡지 못한다.
결국 그들도 헤어진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남녀는 우리(Us)가 되었지만 결국엔 그들(Them)이 된다.
‘우리(Us)’라는 공동체는 ‘나’라는 독립된 존재 위에 세워져야 한다.
성장한 개인들이 만드는 ‘우리(Us)’는 공동의 정원이고, 개인이 충분히 성장하지 못한 ‘우리(Us)’는 공동의 감옥이 되어버려 우리(Us)는 결국 그들(Them)이 되어 헤어진다.
그래서 연애와 이별은 가장 아픈 성장통이기도 하다.
이 아름다운 영화는 사랑의 끝에서 기억이 시작되는 순간을 잡아낸다.
그 시절, 함께했던 기억, 회상, 회환, 그리움…
영화에서 시간은 선형적으로 흐르지 않는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지만, 영화는 친절하고 특이하게 현재는 무채색으로 표현되며 과거는 유채색으로 표현된다.
현재의 무채색에서 눈으로 인한 폭설로 우연히 비행기에서 만나 함께 했던 시간을 추억하여 샤오샤오와 린첸칭은 이야기한다.
여자 : “그리워..” / 남자 : “보고 싶었어..”
‘만약 우리가 그때 …’라고 상상하는 장면에서, 과거의 선택이 달랐다면 현재도 달라졌을까?
그때 네가 안 떠났으면 달라졌을까?라고 묻는 남자주인공에 샤오샤오는 대답한다.
“우리는 다 가졌을 거야. 서로만 빼고..”
“서로만 빼고..”라는 말이 사무친다..
인간관계에서 ‘가능세계(what if)’를 상상하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갖을까?
인간은 과거를 바꿀 수 없기에 가능세계를 상상한다. 하지만 그 상상은 미련이 아니라 자기 이해의 도구다.
“그때 내가 … 했다면”은 사실 “나는 왜 그때 그렇게 선택했는가”를 묻는 자기 분석의 언어이기도 하다.
그러면서 우리는 또 한걸음 성장으로 나아간다.
영화는 희한하게 다른 영화와 책, 그리고 드라마가 보인다.
비포선라이즈, 이터널선샤인, 설국, 은중과 상연..
인간관계의 감정의 본질은 무엇일까?
드라마 은중과 상연에서 친구사이의 선망과 원망,
사랑과 증오..
고통과 쾌락..
다 붙어있고 끊적거리는 여러 가지 감정의 색이 실제 열어보면 양쪽이 같은
모든 관계의 감정은
단순히 설명될 수 없는 데칼코마니 같다.
George 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