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생겨도 괜찮아
떡볶이를 주문할 때 사이드 메뉴로 주먹밥을 시켰다.
쌀밥을 한 줌씩 뭉쳐서 주먹밥을 만든 후, 김가루에 굴린 것으로 ‘못난이 주먹밥’으로 불린다. 오랜만에 먹으니 별미였다. 자극적인 떡볶이보다 주먹밥이 더 맛있었다.
못생겨도 괜찮은 '못난이 주먹밥'을 먹으니 추억이 돋았다.
못난이 주먹밥은 아이가 어릴 때 자주 만들었다. 밥을 잘 안 먹는 아이도 못난이 주먹밥은 잘 먹었다.
아이가 3살 때 모습이 떠올랐다. 아기 의자에 턱받이를 하고 앉아서 에디슨 젓가락을 손에 쥐고 주먹밥을 하나씩 집어 오물오물 먹었다.
조미김은 편식쟁이의 밥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한다. 기름을 발라서 구운 김에 소금을 톡톡 치면 김의 고소하고 담백한 맛은 극대화된다. 밥을 잘 안 먹는 아이도 조미김에 밥을 싸서 입에 쏙 넣어주면 잘 먹는다. 흰쌀밥과 조미김은 최고의 궁합을 이룬다.
이 조합을 먹기 편하게 주먹밥으로 만든 것이 못난이 주먹밥이다. 밥을 참기름과 소금으로 양념한 후 조미된 김가루에 굴려준다. 혹은 밥을 김가루와 섞어서 주먹밥을 만든다.
늦게 귀가하는 아이를 위한 야식으로 못난이 주먹밥을 만들었다.
조미김으로 만드는 것보다 김가루를 사용하는 것이 편할 것 같아서 조미 김가루를 사용했다.
김가루로 만드는 못난이 주먹밥은 그야말로 세상에서 제일 쉽다.
*세젤쉬 못난이 주먹밥을 만들어보자.
1. 밥 1공기에 소금 톡톡 치고 참기름 1스푼을 넣어 섞어준다.
2. 비닐장갑을 끼고 밥을 한 줌씩 쥐어 주먹밥을 만든다.
3. 밥을 김가루에 굴려준다.
“음~ 맛있다.”
학원에서 밤 10시에 돌아온 딸이 못난이 주먹밥을 맛있게 먹었다.
이제 고3이 된 아이는 에디슨 젓가락을 쥐고 주먹밥을 먹던 3살 아이의 모습과 오버랩되었다.
‘우리 딸 많이 컸네.’
과거를 소환시켜준 못난이 주먹밥 덕에 눈물이 핑 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