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을 위한 요리 3
“올케. 두릅 먹을래?”
형님의 문자를 받고 신이 났다.
두릅이 좋다는 건 수없이 들어왔으나 내가 산 적은 없다. 두릅을 먹을 때면 섬유를 씹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난 작년에서야 두릅 맛에 눈을 떴다. 친구가 친정에서 가져온 두릅을 먹기 좋게 손질해서 가져다줬다. 부드럽고 싱싱한 두릅을 먹고 몸과 마음에 힘이 솟아났다.(기분 탓인가?)
하지만 뒤늦게 사려고 하니 구할 수 없었다.
두릅은 4월~5월이 제철이다. 봄철의 금이라 할 만큼 영양이 풍부하다. 하지만 제철이 지나면 두릅을 찾기 어렵다.
4월이 되자 시장에서 두릅이 보였다.
올해는 신선한 두릅이 나오는 때를 놓치지 말아야겠단 생각에 마음이 급해졌다. 재래시장에 가면 내가 원한 두릅을 살 수 있을 것 같았는데, 가보니 무얼 사야 할지 막막했다. 모두 두릅이라는데 모양과 크기가 제각각이었다. 작년에 친구가 준 것과 같은 두릅이 없었다. 몸통이 뚱뚱하거나 말랐거나 잎이 많았다. 결국 사지 못하고 돌아왔다.
‘검색이 부족했나봐. 더 찾아보고 다시 오자.’
고민하던 내 마음을 읽은 듯 형님이 두릅을 주셨다. 반갑게도 작년에 친구가 준 두릅과 같은 모양이었다.
두릅의 종류는 땅두릅, 개두릅, 참두릅 세 가지가 있다. 내가 먹은 두릅은 두릅나무에서 나온 새순인 참두릅이었다. (참두릅도 모양이 다양하더라고요.)
두릅의 효능은 놀랍다.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어 심혈관 건강에 도움을 준다.
-혈당을 조절해서 당뇨를 개선해 준다.
-신경을 안정시켜주고 항암작용, 해독작용을 한다.
-칼슘이 풍부해서 뼈 건강에 좋다.
-항염작용으로 관절염 등의 염증을 개선해 준다. 등등
오! 두릅은 신경퇴행성 질환인 아버님께 더없이 좋은 식품이었다.
귀한 두릅을 어찌 먹는 것이 좋을까.
두릅은 저장 기간이 짧아서 빨리 먹어야 한다. 저장해서 먹는 방법으로는 두릅 장아찌가 있다.
아버님께는 두릅 장아찌를 만들어 드려야겠다.
*두릅 장아찌 만들기
1. 두릅을 손질해서 살짝 데쳐 저장 용기에 담는다.
2. 간장 식초 설탕을 1:1:0.5 비율로 넣어 물과 함께 끓인다.
3. 2를 식혀서 두릅을 담은 용기에 붓는다.
4. 이틀 숙성 시킨 후 냉장고에 넣는다.
봄철에 금, 두릅으로 장아찌를 만드니 뿌듯하다.
다음에 아버님께 가져다드려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