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완전히 변할 것을 우리는 알았다.
어떤 사람들은 웃었고, 어떤 사람들은 울었으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
미문 | 로버트 오펜하이머
'거대한 힘에는 거대한 책임이 따른다.'
스파이더맨에 나오는 중요한 철학 중 하나인 이 대사. 사실 이 대사는 저를 비롯해 일반적인 사람들에게는 그렇게 와닿지 않는 대사일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거대한 힘을 가져본 기억이 없기 때문이죠. 고작해야 TV채널 선택권이라든지... 저녁 메뉴 선택권... 정도가 전부인 삶을 사는 게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어떤 일은 한 사람의 위대한 힘이 이루는 경우도 있지만, 반대의 경우도 얼마든지 있으니까요. 생각해보죠. 흑인 인권 운동을 이끌었던 마틴 루터 킹과 워싱턴 대행진.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주었고, 그 자체로 거대한 힘을 발휘했던 이 행진의 거대한 힘은 무엇이었을까요?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역시나 마틴 루터 킹일 것입니다. 아니면 이 무대를 시작으로 저항 가수의 아이콘이 된 밥 딜런 같은 인물을 떠올릴 수도 있겠죠. 하지만 워싱턴 대행진. 그 거대한 무대를 완성한 것은 하나의 위대한 인물이 아닌, 그곳에 모인 군중들이었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 떨어져 있을 때는 보이지 않지만, 함께 한다는 것만으로. 모여서 같은 곳을 바라보고 같은 목소리를 낸다는 것 만으로. 그렇게 거인의 일부가 된다는 것. 이건 힘없는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합니다.
원자폭탄을 개발한 오펜하이머. 그 개발 자체는 오펜하이머와 몇몇 위대한 과학자들의 업적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으로 변한 세상을 살아가는 것, 그렇게 생겨난 힘을 제어하는 것, 그리고 그 세상에서 울건지 웃을건지를 정하는 것. 그것은 우리가 스스로 결정해야 합니다. 그러지 못한다면, 그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잠잠코 있기만 하면...
그러면 세상은 웃을 일도 울 일도 없는, 그런 먼지색으로 뒤덮일지 모릅니다. 그러니 움직여보죠. 세상이 완전히 변하려 하고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