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아팠나요.
다희가 다시 물었다.
그녀는 다희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일 년⟫
미문 | 최은영
마음을 감추는 게 쉬운 사람들.
그래서 마음을 쉽게 감추는 사람들.
인간은 가능하면 쉬운 길을 선택하고픈 특징이 있어, 그런 이들은 결코 마음을 드러내는 어려운 방법을 선택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은 답답하다며, 의뭉스럽다며 그들에게 핀잔을 주곤 하죠.
하지만 그런 이들에게, 감추는 것을 잘하는 그들에게 이런 미문의 질문을 하면 어떨까요?
❝많이 아팠나요. 다희가 다시 물었다.❞
최은영 작가의 단편소설 <일 년>에는 잘 감추는 사람 지수와 그의 직장동료였던 다희가 나옵니다. 다희는 몇 년만에 병원에서 만난 지수를 보며, 치료를 위해 입원한 지수를 보며 묻습니다. "많이 아팠냐고." 지수의 모든 지인이 괜찮을거다, 다 지나갈 거다, 회복될 거다... 지수에게 선물인냥 안부를 전하는 사이. 다희는 묻습니다.
"많이, 아팠냐고."
완벽한 질문. 그것은 완벽한 질문이었습니다. 아프다고 말하고 싶은데, 묻는 이가 없어 말하지 못하는 지수에게 있어 그것은 완벽한 질문이었습니다. 알고보면 지수는 감추는 것을 잘하는 사람이 아닌, 완벽한 질문을 받지 못한 이였던 것이죠.
작품 속, 지수는 다희의 질문을 받고서야 말할 수 있었습니다.
아팠다고. 아프다고.
그제야 지수는 괜찮아질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