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라는 말을 떠올려 봅니다. 그 말에는 “한 지붕 밑에 모여 사는 사람들.”이라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의식주로 따진다면 ‘주’를 강조한 것이죠. 이와 비슷한 말로 우리는 ‘식구’라는 말을 주로 사용합니다. 식구를 한자 그대로 풀이하면 “함께 밥 먹는 입”이란 뜻일테죠. 말하자면 우리는 함께 밥을 먹는 사람들을 가족으로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나 ‘밥’과 ‘끼니’를 중요하게 생각했던 우리.
하지만 언제부턴가 식사는 우리 삶에서 중요하지 않게 된 것 같습니다. 즐긴다는 말은 커녕, 때운다는 말이 더 잘 어울리는 존재. 그정도가 되어 버렸죠. 거기에 배달 음식과 편의점 음식, 그 외에도 칼로리를 채울 수 있는 방법은 너무나 흔해졌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음식을 만드는 과정은 쓸데없고 지저분하고 도움이 되지 않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런 지금. 소설가 제임스 설터가 남긴 이 미문을 펼쳐 봅니다.
❝부부가 함께 살면서 음식을 준비하고 나누는 의식을 반복하면서
차츰 서로에게 익숙해지며 인생을 터득해가는 그 과정이
오롯이 사랑의 전주곡이 된다.
함께 음식을 나눌 누군가가 있다는 것은 진정 삶의 축복이다.❞
제임스 설터와 그의 아내는 음식과 식사에 진심인 사람들이었습니다. 부엌에서 함께 요리하고 함께 테이블을 차리고, 천천히 그것을 음미하며 대화 나누는 시간을 즐기는 그런 사람들이었죠. 우리가 쓸데없고 귀찮고 의미없다 생각하는 바로 그 시간을 즐기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이런 시간은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을 줍니다.
손으로 식재료를 만지고, 좋아하는 간을 맞추고, 좋아하는 사람과 마주 앉는 시간. 그 맛은 우리에게 칼로리는 물론이고 위로의 감정까지 채워주죠.
그러니 오늘은 쓸데없지만 도움이 되는 한 끼.
어떤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