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오랜 시간 함께 한 반려의 친구가 숨을 거두었습니다. 그 먹먹한 마음을 어떻게 표현할지 애쓰던 내게 하나의 단어가 들어옵니다.
‘무지개다리’
나보다 앞서 친구를 떠나보낸 이들. 그들은 그 순간을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표현했습니다. 그 표현만으로도 위로가 되었던 걸까요. 나는 세 번 눈물 흘리고 한 그중 한 번은 삼켜낼 수 있습니다.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요. 내 소중한 친구가 곁을 떠날 때. 그래서 별을 향한 머나먼 여정을 떠날 때. 그 길이 무지갯빛이라는 사실은 도대체 얼마나 기쁜 일인가요. 다행스러운 마음에 나는 다시 한번 눈물을 삼켰습니다.
한때는 무지개가 낮에만 드리우는지 알았습니다. 또 한때는 무지개가 해의 시간에만 존재한다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달의 시간에도 무지개가 드리운다는 사실. 저는 이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달무지개’
말 그대로 달빛에 의해 그려지는 무지개입니다. 이 무지개는 생각보다 자주 우리 곁을 스칩니다. 하지만 달빛이 약해서인지 밤이 너무 깊어서인지, 우리는 그 일곱 빛깔을 쉽게 놓치곤 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달무지개를 눈에 담을 수 있을까요? 간단합니다. 아주 오랫동안 옅은 일곱 빛깔이 그려진 하늘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그러면 눈은 어둠에 익숙해지고, 색은 자신의 존재를 알아차린 이에게 인사라도 하듯 진해진다..
더 오래, 더 자세히 그 빛을 바라봅니다. 그러자 달무지개는 더 선명해집니다. 그리고 누군가는 착각이라 말하겠지만, 달무지개의 다리를 건너는 내 소중한 친구도 보이는 듯합니다. 친구는 낮에도, 밤에도, 아름다운 길을 걸어 하늘로 향하고 있는 것입니다.
나는 행여나 그 길 중간에 돌부리는 없는지, 생채기 낼 날 선 풀은 없는지 조금 더 달무지개를 바라봅니다. 추억이란 이름으로 바꿔 불러도 좋을, 형형색색의 다리를 복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