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홍이라는 한자가 있습니다. 처음 들어보는 한자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 사전에 이 단어를 쓴 낱말은 서른 개 정도가 전부니까 말이죠. 하지만 그중 하나는 알고 있습니다. ‘홍채’라는 단어에 담긴 이 글자를 말입니다.
홍채는 눈동자의 색깔을 나타내는 부분을 말하는데, 그런 홍채에 무지개 홍을 쓴 이유는 우리의 눈동자 색이 모두 다르기 때문입니다. 옛사람들은 서로의 눈동자를 보며 일곱 빛깔 무지개를 떠올린 것이었을까요? 그렇게 생각하면 어쩐지 마음이 포근해지는 것만 같습니다.
이렇게 무지개는 색으로 먼저 기억됩니다. 그다음은 어떨까요? 옛사람들을, 무지개를 모양으로 기억했습니다. 곡선으로 길게 이어진 활 같은 무지개의 모양. 그것을 보며 이탈리아에서는 번쩍이는 활이라는 뜻의 이름을 붙였고, 스페인에서는 이리스의 활이란 이름을 붙였습니다. 독일에서는 비 온 뒤 생기는 활이라는 뜻의 이름으로, 영어로는 ‘레인보우’로 불렸습니다.
활과 같은 곡선. 그것은 건축가 가우디의 말을 빌리자면 신의 선입니다. 그는 인간이 직선으로 사고하고 생각하고 마음먹길 좋아하기에 직선은 인간의 선이며 곡선은 신만이 그릴 수 있는 선이라 생각했습니다. 무지개는 그런 자연의 신이 만든 가장 아름다운 선 중 하나이죠.
우리는 이 부드러운 선의 모습을 동경 합니다. 그 선을 그린 일곱 빛깔을 사랑합니다. 그리고 신이 될 수 없는 우리는 신이 만든 무지개를 보며 그렇게 살아보겠노라 다짐해 보곤 합니다.
그러기 위해 타인과 나눌 말은 최대한 부드럽게, 내 안의 마음도 날이 서지 않게, 눈과 입은 무지개처럼 활짝. 그려봅니다. 그 모습에 내 곁으로 또 하나의 무지개가, 또 하나의 무지개가, 또 하나의 무지개가 펼쳐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