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7시, 체육관의 아침을 여는 아이

결국 아이는 프로 농구선수가 될 것입니다.

by 초록노동자

아이가 농구선수로 성장하는 과정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아이의 꿈을 돕는 엄마의 기록입니다. 회사에서 프로젝트를 맡아 수행하듯이, 집에서는 프로 농구선수 만들기 프로젝트를 맡아 수행합니다.






아이는 중학교 2학년이 되었습니다. 개학하기 전날 밤, 아이는 이제부터 학교에 7시까지 가겠다고 선언했어요. 지난 1월과 2월 내내 혼자서는 끝내 이루지 못했던 새벽기상을, 아이 덕분에 해냈습니다. 알람을 5시 30분에 맞추고 강제로 일어나 먼저 출근 준비를 하고, 6시에 아이의 이름을 불러 깨웠습니다. 평소와는 다르게 꾸물거리지 않고 벌떡 일어나서 신기했어요. 아이가 씻는 동안 간단하게 먹을 토스트를 준비했어요. 버터를 녹여 식빵을 굽고, 딸기잼을 바른 뒤 계란프라이를 올렸어요. 여기에 청경채 잎 세 장을 몰래 끼워 넣었습니다. 야채를 왜 넣었느냐고 군소리하지 않고 잘 먹길래 저절로 웃음이 났습니다.


집에서 6시 30분에 출발해서 아이의 학교에 6시 50분에 도착했습니다. 사물함에 짐을 넣고 나서 체육관으로 가면 7시에 농구 연습을 시작할 수 있겠더라고요. 이제부터 매일 7시부터 8시까지 한 시간 동안 농구 연습을 하고 교실로 가겠다고 합니다. "그래, 그러려무나." 쿨하게 얘기해 놓고 마음 한구석에서는 의심이 자라났습니다. 어디 이번 주 지켜보자. 작년에도 그렇게 큰소리 뻥 쳤다가 아침에 못 일어나서 일주일도 못 했었거든요. 하지만 작년보다는 농구에 대한 마음이 좀 더 절실해졌으니, 계속 그렇게 할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이번 주 내내 아이는 해냈습니다. 목요일에는 이름을 불러 깨웠는데, 잠이 부족해 보여서 "조금 더 잘래?"라고 물어보니 아니라면서 벌떡 일어났어요. 아침에 운동하면 정신이 맑아서 기분이 좋다고 하더라고요. 아무도 없는 체육관의 문을 열고 아직은 싸늘한 공기 안에서 몸을 풀고 공을 던집니다. 작년과 달라진 모습에 그 사이에 생각이 또 자랐구나 싶습니다. 주말에는 잘 먹이고 푹 재워야겠습니다.


이 정도의 뒷바라지는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절실하고 간절하게 연습한다면 새벽에 일어나고 밤늦게 데리러 가는 뒷바라지가 전혀 힘들지 않을 것 같아요. 저도 중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아침 7시에 자습을 시작해서 밤 10시에 끝났는데요. 아빠와 엄마는 버스도 다니지 않는 시골에서 학교까지, 이른 아침과 늦은 밤에 번갈아 가며 차를 태워주셨어요. 부모님도 이런 마음이었겠지요. 딸이 공부해서 대학에 간다는데, 당연히 도와줘야지, 라고 생각하셨겠지요.


과연 아이는 프로 농구선수가 될 수 있을까요. 누구나 그렇듯이 아이에게도 장점과 단점이 있어요. 장점은 계속 키우고 단점을 줄여나가다 보면, 언젠가는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엄마의 역할은 아이가 농구에 더욱 절실해질 수 있도록 가끔은 칭찬으로 당근을 주고 가끔은 그만두라는 협박으로 채찍을 가하는 것입니다. 할 말은 많지만 꾹 참아요. 용기를 주는 말만 하려고 노력하다가 가끔은 폭발하기도 하지만. 결국 아이는 프로 농구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오늘도 믿어줍니다.


이른 아침 체육관에 들어서는 아이.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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