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대한 목표보다는 작지만 큰 변화들을 믿는다
올해 나는 작고 귀여운 습관들을 통해 인생을 변화시켜볼 계획이다.
과거에 미래 지향형 인간이었던 나는 한 가지 목표를 위해 현재의 모든 것을 희생시키고, 오로지 그것만을 위해 에너지를 쏟는 것이 정답이라고 여겼다. 따라서 작은 습관들 보다는 한가지 굵직한 목표를 세우고 경주마처럼 달렸다.
하지만 이제 나는 현재 지향형 인간이 되었다. 고로, 이루기 쉬운 목표들을 세워 지금처럼 꾸준히 행복을 추구할 계획이다. 올해가 나의 삶을 드라마틱하게 바꿀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미 나는 충분히 행복하고, 이 행복을 더 다채롭게 누리기 위해 약간의 변화를 줄 뿐이다.
내가 올해 새롭게 실행하고자 하는 것들은 다음과 같다.
1. 다양한 만남의 기회를 스스로에게 제공한다
나는 자기계발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대부분 그렇듯 시간이라는 자원을 굉장히 신중하게 쓰는 편이다. 따라서 큰 효용이 없다고 판단되면 술자리나 새로운 사람 만나는 자리에 나가지 않는다.
그렇지만 이번 연도 만큼은 좀 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볼 계획이다.
(코로나 관련 정부 방침에 위배되지 않는 선에서) 친구들과 다양한 형태의 술자리를 주선하고, 초대받는 곳에도 왠만하면 나갈 것이다. 독서모임도 등록했다. 운동 동호회도 찾을 수 있으면 나갈 것이다.
더 이상 "주변에 만날만한 사람이 없어서"를 나의 장기간의 연애 공백의 핑계로 삼지 않겠다. 연초 결혼정보회사에서 이메일을 받아 hoxxy 모를 마음에 가격 상담을 해보았는데, 내가 원하는 조건을 갖추는 사람을 만나려면 600+만원을 지급해야하더라. 우선 거금을 들이지 않는 선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최대한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 정신분석학과 감정/사고 관련된 서적들을 읽으며, 나의 감정과잉과 강한 자존심 문제를 정확히 이해하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
나는 가끔 과하게 감정적이게 행동할 때가 있다.
주로 분노의 형태로 나타난다. 나는 다혈질이다. 가끔 작은 것에도 쉽게 화가 치민다. 과거에 분노에 대한 책을 읽기는 했었으나 뜬구름잡는, 철학적이고 심리치료적인 내용들은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았다. 문제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은 문제해결의 첫 걸음이 되기에, 내 문제를 정확히 이해할 수 있는 정신분석학에 대한 전문서적들을 찾아볼 계획이다.
비슷하지만 약간은 다른 맥락에서, 나는 자존심도 굉장히 쎄다. 누군가가 내 말에 대놓고 반대주장을 펼치는 것에 대해 관대하지 못하며, 나를 조금이라도 놀리거나 무시하는 뉘앙스의 장난을 한다면 굉장히 기분 나빠한다. 비난받는 것을 굉장히 싫어해서 피드백을 잘 받아들이지 못한다. 내 자신을 엄청 대단한 사람으로 여기기 보다는 그냥 가볍게, "not take too seriously"하는 연습을 하고 싶다. 한국어로 "신경끄기의 기술"로 번역된 "The Subtle Art of not giving a F*ck" 책과 자존심 / 강한 자아에 대한 책들을 읽어볼 계획이다.
예민해서 작은 자극에도 폭발하는 시한폭탄같은 사람 말고, 본인의 주관과 선을 지키면서도 사람들을 편안하게 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3. 작년에 만든 좋은 습관들을 계속 지켜나가고, 작년보다 꾸준히 그리고 심도있게 진행하고 싶다
작년에는 홈트레이닝을 통해 나름대로 적은 양의 뱃살 (+ 평소에는 감춰져있지만 힘줬을때 마법처럼 나타나는 복근)과 통통하지는 않은 다리를 만들었다면 이번 연도에는 조금 더 슬림한 다리와 복근을 만들어보고 싶다. 야근이 잦은 직종에서 일하는 사람이 꾸준히 운동하기 위해서는 잠을 줄일 수 밖에 없다. 고로 나는 조금 더 일찍 일어나 운동을 하고, 이를 기반으로 형성된 강한 체력으로 또 일찍 일어나는 게 가능해지는 그런 선순환을 만들고 싶다.
마찬가지로 뉴스 듣기, 책읽기, 글쓰기와 같은 나의 정서적/지적 행복을 위한 습관들을 유지시킬 계획이다. 지금과 비슷하지만 조금 더 꾸준하게 하고, 읽고 들은 것을 깊이 소화시키고 싶다.
4. 사업 기획과 준비에 시간을 할애한다
작년에는 영감이 문득 문득 떠오를 때 적고 리서치하는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내가 관심있는 사업 아이템이 명확해졌으니 꾸준히 관련 책을 읽으며 공부를 하고 간단한 MVP를 통한 사업 실행을 목표로 한다. 나이키의 창립자 필 나이트는 나이키 창업 당시 회계사 일과 병행하였고, E-bay 창업자도 초기에는 기존 직장과 병행하였다고 한다. 사업의 soft-landing을 위해 시간이 날 때 틈틈히 사업 준비를 해놓고자 한다.
4. (여유가 될때는) 음악과 춤을 즐기는 시간을 가진다
춤은 대단한 것이 아니다. 굳이 음악이 나오는 곳을 갈 필요도 없다. 그냥 신나는 음악을 틀어놓고 거울을 보며 몸 가는데로 추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겁다.
얼마전에는 1n년만에 바이올린을 꺼내어 켜보았고, n년만에 피아노도 쳐봤는데 좋았다. 과거에 음악을 사랑했던 순간들이 떠올랐다. 좋은 재료를 손질하여 맛있게 요리해먹을 때의 행복처럼 인생에서 음악이 주는 즐거움도 크니, 이를 충분히 즐길 줄 아는 사람이 되고싶다.
대단할 건 없지만 이 작은 습관들이 올해는 생각보다 큰 변화를 가져다줄 것 같다.
공식적으로 인사해야겠다. 반가워, 2021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