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부디 긍정적인 사람이 될 수 있게 해주세요

2026_01. 영화 <예스맨>

by 주유소가맥

1.

매년 새해가 될 때마다 지켜지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면서도 이런저런 계획을 세워보고, 이 모든 것을 이루었을 연말의 내 모습을 상상해 보는 것은 비단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올해 또한 마찬가지다. 갈수록 '새해'라는 것에서 느끼는 감정이 무뎌지는 것이 나이를 먹어간다는 뜻인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아직까지는 이맘때쯤 새롭게 보낼 한 해에 대한 어떤 기대를 걸어본다.


언제부턴가 새해 00시가 되는 순간 듣는 노래를 신경 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일종의 유행인 건지 잘은 모르겠다만, 사람들 말로는 그때 듣는 노래가 한 해를 좌지우지한다나 뭐라나. 매일 출근길 생각 없이 틀어놓는 음원 순위 100위권 플레이 리스트에 평소에는 듣지 못했던 긍정적 뉘앙스의 가사가 흘러나오는 노래들이 포함되어 있는 걸 보면 유행을 따라가진 못하더라도 어쨌든 그런 행위가 다수 사람들 사이에서 행해지고, 이를 통해 희망찬 한 해를 바라는 사람들이 꽤 많다는 것쯤은 어렵지 않게 눈치챌 수 있다. 비단 유행이 아니더라도 어쨌든 1월 1일부터 축축 쳐지는 죽는 소리를 듣고 싶은 사람은 없을 테니 당연한 것이기도 하겠지만.


영화 <예스맨>

어쨌든 요는 1월 1일, 매체를 통해 얻는 긍정적 메시지인데, 나 또한 다르지 않다. 다른 사람들처럼 음악은 아니더라도 종종 올 한 해를 잘 보내자는 의미로 긍정적 메시지를 얻을 수 있는 영화를 연초에 살펴보곤 한다. 물론 대부분의 경우 사람 냄새나는 코미디 영화를 고른다. 취향 상, 짐 캐리 주연의 영화를 택할 가능성이 높다. 아마 올해는 영화 <예스맨>을 다시 한번 꺼내보지 않을까.


2.

전처와의 이혼 후 삶의 의욕을 잃은 '칼'은 친구들과의 약속도 모두 거절하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짜증 투성이인 매사에 부정적인 사람이다. 어느 날 우연찮게 만난 친구 '닉'의 권유로 ‘예스맨’ 세미나에 참석하게 되고, 세미나 주최자인 '테렌스'에게 앞으로 모든 일에 '예스'라고 대답할 것을 서약한다. 그렇게 실제 모든 일에 '예스'라고 답하게 된 칼의 인생은 뜻밖의 방향으로 흘러가게 된다.


3.

내가 생각하는 긍정적인 코미디란 바로 이런 것이다. 한 사람의 갱생의 과정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도 그렇지만, 그걸 떠나 영화가 내내 긍정적인 에너지로 가득 차있다. 짐 캐리 주연의 코미디 영화를 좋아하지만, 개인적으로 높은 순위에 올릴 영화 몇 가지를 골라볼 때, <예스맨>을 항상 포함시키곤 한다. 현실의 부족한 부분을 영화가 채워줄 때, 그 영화에 한번 더 눈길이 가기 마련이니까.


영화 <예스맨>

'예스맨'은 요즘 세상에서 가장 찾아보기 힘든 부류의 사람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뉴스를 봐도, 인터넷을 둘러봐도, 그리고 단순히 주변 사람들의 얘기만 들어보더라도 이제 세상은 단순히 '긍정적이지 않다'라는 말 정도로 표현하기 힘든 부정의 세계로 넘어가고 있는 것 같이 느껴진다. 나도 크게 다르지 않다. 물론 긍정적인 자세로 삶을 살아가려고 노력은 한다만, 결국엔 혼잣말로나마 욕을 뱉고, 누군가와 다투고, 술잔을 기울이며 신세를 한탄하는 그런 날들이 꽤 많았으니 말이다. <예스맨>은 그런 부분에서 현실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줬던 영화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그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영화에 담긴 긍정이, 이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기도 하다.


4.

또다시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었다. 벌써 몇 번이나 봤는지 모를 <예스맨>을 꺼내보며 올해는 꼭, 반드시, 한번 더 참는 사람, 한번 더 웃는 사람, 대부분 상황에 유하게 대응할 수 있는 사람, 그러니까 긍정적인 사람이 되자고 다짐한다. 모든 일에 '예스'라고 답하는 사람까지는 못되겠지만, 어차피 영화 주제도 "모든 상황에서 '네'하세요"가 아니었으니 괜찮지 않을까. 벌써 나온 지 20년이 가까워지는 이 영화에 한번 더 빚진다. 나도, 너도, 우리 모두 부정적 자세를 떨쳐내는 한 해가 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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