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영화킬러 Jul 19. 2019

BIFAN 추천 영화 5편

제23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추천 영화 5편

제23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공식포스터

올해로 벌써 23회로 접어든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하 BIFAN)'가 지난 6월 27일 개막해 7월 7일 막을 내렸다. 많은 영화 매니아들에게 인기가 많은 BIFAN은 내게 있어서도 아주 특별한 의미가 있는 영화제다. 


2001년, 영화 관련 분야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용감하게 실천에 옮기기 위해 멀쩡히 다니고 있던 직장을 그만뒀다. 그리고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당시에는 부천의 영어표기가 Pucheon이라 'PiFan'으로 표기) 초청팀 자원봉사자에 지원했다. 합격했을 뿐만 아니라, 그동안 회사에서 갈고 닦은 MS 오피스 실력을 인정받아 스탭으로 일하게 됐고, 2002년 6회 영화제에서는 팀장으로 일했었다.  


그 이후로 비록 영화와 관련된 일을 계속하지 않고 다른 길을 가게 됐지만, 아직도 영화제에서 일했던 그때를 생각하면 기분좋은 설레임으로 가슴이 두근거린다. 세계 각지에서 초청된 영화인들을 돕는 일을 하며 어느새 그들과 친구가 되고, 그동안 좋아했던 국내 영화인들과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도 많았다. <영화에 대해 알고 싶은 두세가지 것들>의 작가이자, 영화<장미빛 인생>을 연출한 김홍준 감독님이 당시 집행위원장으로 계셨고, 지금까지도 유럽영화를 담당하고 있는 김영덕 프로그래머와 함께 일했었다. 오늘 뒤늦게 <FM영화음악 정은채입니다> 라디오 프로그램에 김영덕 프로그래머가 '손 더 리스트' 코너의 게스트로 출연해 23회 BIFAN 상영작을 추천하는 방송을 들었다. 17년이나 듣지 못했는데, 소탈하고 차분한 목소리가 어쩜 아직도 변하지 않고 그대로다. 반가운 마음에 추천작과 방송내용을 정리해 옮겨 본다.  






2019년 6월 28일 

<FM영화음악 정은채입니다>  방송중에서


정은채 : BIFAN의 포스터가 너무 좋아서 매해 기대가 됩니다. 누가 디자인을 하시나요?

김영덕 : 올해까지 3년째 프로파간다의 최지웅 실장님이 맡아주고 계십니다. 굉장한 영화광이시고, 매번 기대를 뛰어넘는 결과를 보여주십니다. 


정은채 : BIFAN만의 특별한 점은 뭘까요?

김영덕 : 관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대중지향적인 영화제라는 것입니다. 장르 영화제를 표방하는 이유도 대중과 관객에게 다가가는 영화제이기 때문입니다.


정은채 : 올해만의 특별한 점이 있을까요?

김영덕 : 최근 넷플릭스와 같은 OTT(Over The Top)매체를 통해 관객들이 저희 영화제가 지향하는 대부분의 장르영화들을 집에서도 이미 볼 수 있는 환경이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관객을 극장으로 오게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영화의 미래를 고민하는 차원에서 뉴미디어, 인터렉티브, 이머시브 등의 신기술 매체 VR을 역대급으로 준비했습니다.


정은채 : 오늘 어떤 주제로 영화를 골라오셨나요?

김영덕 : '무섭지 않아요'라는 주제를 가지고 골랐습니다. 처음에는 엄청난(?) 영화들로 한번 구성을 해봤는데, 너무 무서운 영화들만 나와서 좀더 다양한 장르, 다양한 나라의 영화 중에서 무섭지 않으면서 제가 좋아하는 영화들로 다시 골라봤습니다. 모두 영화제를 통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소개되는 작품들입니다.






1. <특별한 인질>  


스페인판 <범죄의 재구성>이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로 반전이 있는 스릴러물입니다. 평범해보이는 중년여자가 대출을 받으러 은행에 가서 승인이 되려는 찰나, 은행강도가 들어와 인질이 되어 버리고 맙니다. 그녀는 대출 승인을 위해 경찰과 강도 사이에서 협상 역할을 자처하는데... 영화 뒷부분에 엄청난 액션과 반전이 기다리고 있는 작품으로 스페인의 국민 여배우 엠마 스와레스가 주인공으로 출연합니다. 제게 가장 엔터테이닝한 작품이어서 추천하게 됐고,  이런 작품은 한국에서 리메이크해도 괜찮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탄탄한 스토리, 장르적 재미, 배우의 연기까지 다방면으로 훌륭한 영화입니다.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80001




2. <내겐 너무 어려운 연애> 


이 작품은 흔히 볼 수 없는 이탈리안 로맨틱 코미디입니다.  이탈리아에서 태어나고 로마 토박이지만, 부모님이 방글라데시에서 온 이민자이고 이민자들의 지정 거주지에 살면서 방글라데시 문화속에 싸여 있는 남자 주인공이 이탈리아 여자친구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사랑이야기입니다. 이십대 초반이고 이탈리아에서 핫한 유튜버인 감독이 직접 출연도 하고 자전적인 이야기를 그렸는데, 우디 알렌을 연상시키는 독특하고 자조적인 유머가 매력적입니다. 심각한 문화적 충돌이 있을 수도 있는 상황을 가벼운 유머와 귀여운 터치로 그린 작품입니다.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86484




3. <아웃 오브 튠> 


덴마크 영화로 주된 줄거리는 감옥에 수감되어 있는 주인공이 합창단에 참여하면서 벌어지는 내용입니다. 작년에 나온 한국 인디영화 <델타 보이즈> 같은 코미디가 아닐까하는 기대를 하면서 봤는데, 영화가 뒤로 갈수록 굉장히 비판적이고 인간의 본질을 풍자하는 이야기로 전개됩니다. 덴마크에서 유명한 배우들이 출연하고 성공했던 영화입니다.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82294




4. <로맨틱 코미디> 


매해 BIFAN에선 다양한 다큐멘터리 영화를 소개해 왔는데, 이 작품은 영국 영화로 로맨틱 코미디를 좋아하는 여자 감독이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를 낱낱이 분석하는 다큐멘터리입니다. 인터뷰는 없고, 1950년대부터 최근까지 나온 로맨틱 코미디 영화들의 클립을 보여주며 독백이 흘러나와서 영화 한 편을 보고 로맨틱 코미디 영화 백 편을 본 것 같은 유익한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71026




5. <별의 무게>


패밀리 섹션 상영작으로 프랑스 성장영화입니다. 물리학을 잘하고 우주비행사가 되는 게 꿈인 10대 비만 소녀가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다 거식증에 걸리지만 살은 빠지지 않고, 이를 지켜보는 부모는 딸의 꿈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결국 소녀는 정신병원에 들어가게 되고, 그곳에서 친구들을 만나게 되면서 정신적으로 회복된다는 감동적인 영화입니다. 달달하기만 하지 않고 반항적인 모습도 있으면서, 아이들이 아픔을 스스로 치유하는 그런 힘을 보여주는 영화로 가족들이 함께 보셨으면 하는 좋은 영화입니다.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86263


나도 너무 궁금했던 질문을 정은채 배우가 대신 해주었다.


정은채 : 언제부터 이렇게 무시무시한 영화들을 즐겨보시게 되었나요?

김영덕 : 영화를 집중적으로 본 건 대학교때구요. 집에서 아버지가 빌려놓으신 데이빗 크로넨버그의 <비디오드롬>비디오 테입을 몰래 보고 엄청난 충격을 받으며, 제 마음 속 호러의 감성이 일깨워졌지요. 그게 각인이 되어 있다가 대학생이 되면서 맘대로 영화를 고를 수 있게 되니 자꾸 그런 영화를 고르게 되더라구요.^^





일러스트레이터 Jordi Lananda가 그린 스페인 브랜드 Miquelrius(미켈리우스)의 노트


영화제에서 같이 일했을 때, 김영덕 프로그래머가 해외 출장을 갔다와서 선물이라며 건네줬던 이 노트를 지금도 감사해하며 잘 쓰고 있다. 티낸 적도 없는데 어떻게 노트라면 사족을 못 쓰는 내 취향을 간파했는지 궁금할 뿐^^      

 

내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때는 한국으로 날아가 중국어통역 자원봉사자로라도 일할 수 있다면, 영화제의 그때 그 분위기를 다시 한 번 느껴보고 싶다. 


작가의 이전글 안녕, 내 친구 <빨간책방>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