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Dripping springs, TX
한 달 쯤 전에 하룻밤 캠핑을 다녀왔다. 민물낚시를 경험해보고자 공원의 낚시 수업을 등록했다.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이었고 맑은 강물엔 거센 파랑이 일고 있었다. 유혹적으로 온몸을 비틀며 버둥대는 지렁이를 잘 잡아 낚시 바늘에 꽁꽁 꿰는, 그 첫 단추를 꿰지 못했다. 물고기는 한마리도 잡지 못했고, 선생님이 빌려주신 루어 하나를 잃어버렸다. 하루종일 바람이 많이 불었기 때문에, 캠핑장에서 불을 피우는 것이 금지되었다. 저녁으로 준비한 고기와 소세지, 야채들을 스토브에 굽느라 가져간 개스를 다 썼다. 온식구가 다 반팔만 가져갔는데, 예상했던 것 보다 온도가 낮아서 밤에 몇 번 깼다. 그러고 보니 텍사스도 꽤 추워졌다. 언제나 캠핑에서의 아침으로 컵라면을 먹었는데, 물을 끓일 수 없어서 우리는 근처의 식당에 가기로 했다. 공원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별점 높은 크레이프식당이 있었다.
식당은 꽤 인기있는 곳 인 것 같았다. 그리 크지 않은 실내와 야외테이블에 손님들이 가득했다. 식당 입구에 키오스크가 있어서 아이들이 사진을 보고 메뉴를 고를 수 있었다. 문득 앞에서 주문하고 있던 다섯명쯤 되는 사람이 다 없어졌다는 것을 알아챘다. 내 차례였다. 주문 전에 늘 하는 인사를 했지만, 대답대신 미소가 돌아왔다. 카운터 뒤로 보이는 주방에는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일을 하고 있었다. 나는 그제서야 식당직원들이 소리를 들을 수 없는 분들이라는 것을 알았다. 주문하는 내 입을 잠시 바라보던 직원이 메뉴판을 가리켰다. 아마도 원어민이 아닌 사람의 입모양 판독은 조금 어려웠던 것 같다. 살사소스를 빼달라고 말한 것이 통했을 지 의심스러워진 순간, 직원이 모니터를 가리켜 주문을 확인하도록 했다. 음식을 기다리면서 다시 구글을 열어 식당 리뷰를 읽었다.
아이들은 처음 먹어보는 크레이프에 만족했다. 첫째는 아침으로 먹기에는 너무 달달한 디저트 메뉴를 골랐기 때문에 우리는 달걀과 베이컨을 나눠서 먹었다. 맛이 꽤 훌륭했다. 바람이 불지 않았고, 햇빛이 따뜻했다. 정말로 봄이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렁이도 만났고, 하이킹도 했고, 책을 읽는 시간도 가졌고, 심지어 낮잠도 잤다. 새로 산 캠핑 의자가 마음에 들었다. 별점 5점을 주고 나니 모든 것이 완벽했다.
즐거운 캠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