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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경수 Nov 24. 2019

끈기 부족? 아니야, 정서지능이 낮은 거야

아이 감정& 인지 발달의 비밀(2)

피터 샐로비와 존 메이어가 정의한 ‘정서지능(EQ, Emotional Quotient)’이란 일상생활과 사회생활에서 정서를 바르게 활용해 이성적인 능력이 잘 기능하게 하여 목표하는 바를 이루는 능력입니다. 즉 정서지능은 ‘정서라는 정보를 이성적으로 처리하는 능력’입니다(출처: <아이의 정서지능>, EBS <엄마도 모르는 우리 아이의 정서지능> 제작팀, 지식채널, 2012> EQ는 지능지수 IQ(Intellegence Quotient)와 비교하여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 만든 용어입니다.    


인상 깊은 스포츠 인터뷰가 있습니다. 미국의 할아버지 골프 선수였습니다. 4일 간 18홀씩 경기를 치르는데, 기상이 좋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첫째 날 경기가 중단되고 다음 날에 36홀을, 그다음 날도 돌풍으로 중단, 그다음 날에 36홀로 경기를 몰아서 치르게 됐습니다. 참가자 중 가장 연장자인 그가 이 대회에서 우승을 하고 한 인터뷰입니다. “비와 바람도 경기의 일부입니다.” 경험이 많은 연장자라서 돌발 상황에도 비교적 의연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골프라는 종목 자체가 자신과 승부하는 예민한 종목임을 감안하면 웬만큼 의연하지 않고는, 기상악화로 경기 일정이 뒤죽박죽이 되는 상황에서 동요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운동경기를 보면 이와 같이 위기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이 기량을 발휘하는 선수들이 있습니다.  혹은 오히려 위기 상황에서 결정적인 골을 넣어서 경기의 흐름을 바꾸는 선수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런 선수를 ‘해결사’라고 부릅니다. 요즘은 ‘멘털甲’이라는 말을 더 많이 쓰는 것 같습니다. 반대로 평소에는 잘하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슛으로 연결시키지 못하는 등 실수를 하는 선수들이 있습니다. 이처럼 불안하거나 초조해도 침착할 수 있는 능력이 정서지능의 한 부분입니다. 또한 좌절해도 밝은 미래를 생각하며 금세 마음을 추스르고 다시 심기일전하는 자세, 나는 해낼 수 있다고 믿고 끝까지 끈기 있게 임하는 자세도 정서지능의 힘입니다.     


이 모든 것은 불안이나 좌절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스스로 잘 다스릴 수 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부정적인 감정의 실체를 제대로 알아차리고 그 감정을 긍정적인 감정으로 전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입니다. 자신의 감정을 잘 알고 다스릴 줄 아는 사람은 타인의 감정도 잘 알아차리고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그러면 타인 속에서도 자기 자신만의 감정에 휘둘려 적절하지 못한 행동을 하지 않게 됩니다. 타인의 감정도 배려하며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어낼 수 있습니다. 정서지능이 높은 사람들은 본인이 원하는 성공을 주위와 조화를 이루며 끝내 성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능력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피터 샐로비는 감정을 제대로 이용하는 데에는 4단계의 과정을 거친다고 정리했습니다. 감정을 느끼고, 이해하고, 관리하고, 이용하는 겁니다. 아기들이 하고자 하는 바가 있는데, 동작이 정교하지 않아 실패하고는 화를 내듯 우는 때가 있습니다. 언뜻 보면 화가 난 것 같지만 그것은 분노가 아니라 아쉬움입니다. “~가 잘 안 돼서 속상하구나”하며 감정의 정체를 공감하며 알려주면, 아이도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게 됩니다. 공감을 받은 아이는 속상한 마음이 풀리기 시작합니다. 그때, “이렇게 했더니 안 됐으니까 저렇게 해볼까?”라고 되는 방법을 제시하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상승함과 동시에 속상한 마음은 잊고 원하는 바를 이루고자 노력합니다. 이런 경험을 반복하며 자란 아이는 어느샌가 자신만의 건전한 감정 이용법을 터득하고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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